요즘 나온 차량용 오디오들은 컴퓨터와 흡사하다. 별도의 운영체제(OS)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처리한다.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차량용 오디오' 대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란 말을 쓰는 것도 기능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기아차 쏘렌토R에 장착한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UVO)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10'에서 처음 공개됐다. '브리스톨 오디오'로 불리는 이 첨단 시스템은 현대모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참가자들에게 호평받았다. 현대모비스가 모터쇼가 아닌 전자쇼에서 이 제품을 공개한 것은 전자제품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UVO는 기존 차량용 오디오와 여러 가지 면에서 구분된다. 컬러 LCD(액정표시장치),터치스크린,후방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고,외부 기기와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확장성에도 신경을 썼다.

차량용 오디오가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하려면 컴퓨터와 흡사한 OS가 필요하다. UVO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윈도 임베디드 CE6.0'이 사용됐다. 음성인식 엔진을 통해 목소리를 알아듣고,아이폰 등 다양한 휴대폰을 연결할 수 있는 것도 다 OS 덕분이다. 선을 연결하지 않고 블루투스를 활용해 무선으로 정보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오디오 시스템의 얼굴인 화면에도 신경을 썼다. 4.3인치(10.922㎝) 컬러 터치스크린을 활용,조작을 손쉽게 했다. 화면 속 정보가 선명하게 보인다는 점도 대형 컬러 터치스크린의 장점으로 꼽힌다. 스위치의 수는 최소화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1GB(기가바이트) 메모리를 제공한다는 것도 UVO의 장점으로 꼽힌다. 아이팟과 같은 외부 휴대기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MP3 파일 형태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저장공간도 넉넉해 최대 250곡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다.

'브리스톨 오디오'의 또 다른 특징은 업그레이드다. 최신 기능들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형태로 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사고나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119 응급구조대나 차량정비센터에 자동으로 차의 상태를 통보하는 기능도 넣을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하반기 쏘렌토R를 시작으로 북미시장에서 판매하는 기아차 차량에 순차적으로 이 시스템을 장착할 예정이다. 국내를 포함한 다른 해외 시장 차량에도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해외 수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PSA 푸조시트로앵 그룹을 대상으로 부품기술 설명회를 갖고 현지 구매 담당자들에게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