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6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28일 오후 2시3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8.72포인트(-1.07%) 내린 1730.83을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강등 영향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장중 1714.5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이 선·현물을 함께 내다팔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켰다.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66억원어치 주식과 선물 9924계약을 팔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 매도세는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인한 단기 전환에 불과하고, 기조적인 변화 요인은 아니라는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증시를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금은 단기 자금의 성격이 높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한국에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 가운데 북미 지역 자금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이로 인해 유럽과 미국 증시 하락과 함께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매도세를 보이고 있으나 큰 흐름에서는 매수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증시가 아직도 세계 증시 대비 저평가된 상태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 투자대상으로 매력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9.6배로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대비 각각 31.6%, 20.2%가량 할인된 수준이다.

[분석]외인 6일만에 '팔자'…韓 투자 계속될까?
정명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를 제외하면 한국시장보다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나라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한국 시장의 건전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한국 내수를 믿기보다는 '글로벌 경기호황→한국 수출 증가→ 한국 수출기업들의 실적호전' 스토리를 신뢰하는 듯하다"며 "최근 글로벌 경기 호황과 한국 수출주의 놀라운 실적,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현재 수출주의 상대강도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최근 외국인 펀드자금 흐름에 비춰, 외국인의 추가 매수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순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관련 펀드로 약 24억달러가 유입돼 전주 대비 2배 이상 유입 규모가 증가했는데, 이것은 4주 평균치(22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외국 자본의 한국 투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순수 한국투자펀드도 1억2000만달러가 유입되면서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외국인 매수 강도는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