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자신에게 '아이패드 3G'를 보여줬다가 해고를 당한 애플 엔지니어에 관한 '가슴아픈' 사연을 공개하며 애플사 비밀주의 문화의 무원칙성을 비꼬았다.

워즈니악은 최근 IT블로그인 기즈모도에 올린 글을 통해 "애플이 아이패드를 미국 시장에서 팔기 시작한 지난 3일 0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애플 엔지니어 한 사람이 나에게 아이패드 3G를 단 2분동안 테스트해 보도록 해 줬다고 소개했다"고 미국 IT전문지 PC월드 인터넷 사이트가 27일 보도했다.

워즈니악은 이어진 글에서 "'A.J.'라는 이름의 이 엔지니어는 당시 애플 측이 이메일로 직원들에게 3일 0시부터 애플의 '보안 구역' 밖에서 직원들이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고 통보했기 때문에 나에게 아이패드 3G를 보여줘도 된다고 믿었다"며 "그러나 그 일로 인해 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와이파이 방식의 아이패드를 지난 3일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3세대이동통신망(3G)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패드 3G는 이달 30일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워즈니악은 "난 A.J.가 나에게 보여준 게 아이패드 3G라는 사실을 몰랐다"며 "A.J.가 나에게 선보인 기기가 아이패드 3G라는 걸 사전에 알았더라면 말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IT 일부 전문가들은 "워즈니악이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공동 창업한 사람이고 애플의 주주인데도 A.J.가 해고된 것은 권한이 없는 사람에게 아이패드를 사전에 보여 줬다는 이유에 근거했을 것으로 보이나 너무 민감한 '비밀주의' 문화의 일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워즈니악은 애플 '차세대 아이폰' 유출 사건과 관련, 아이폰을 술집에서 분실했던 애플 엔지니어는 해고당하지 않고 회사에 잘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이 글에서 덧붙였다.

한편 1976년 스티브 잡스와 손잡고 애플을 창업한 워즈니악은 1983년 비행기 사고로 인한 부상 후유증으로 애플을 떠났다.

현재 워즈니악은 아이들을 위한 컴퓨터 교육 사업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의 IT업체 'Fusion-io'에서 기술 이사로 재직 중이다. 워즈니악의 최근 근황은 그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그 곳에 등록된 친구명단에 스티브 잡스는 빠져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