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원의 매직…'낙하산'에서 최장수 CEO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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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리 사장 5연임
1998년 경제관료에서 변신
적자 회사 반석 위에 올려놔
구조조정 성공사례로 손꼽혀
1998년 경제관료에서 변신
적자 회사 반석 위에 올려놔
구조조정 성공사례로 손꼽혀
지난 3월19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수송동 코리안리재보험 본사 12층 대강당.267명의 전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47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원혁희 회장은 인사말에서 "앞으로 주주들이 필요로 한다면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과 본인의 제휴관계는 두 사람의 기력이 소진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회사를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 놓는 것을 생애 최대의 보람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29일 열리는 결산이사회에서 5연임이 확정되고 다음 달 27일 열리는 주총 이사회를 거쳐 6월1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다. 이로써 박 사장은 국내 금융회사 전문경영인 가운데 처음으로 5연임(15년 재임)이라는 대기록을 만들게 됐다.
박 사장은 재보험업계에서 경이로운 인물로 꼽힌다. 관료 출신(행시 14회)인 박 사장이 재정경제부 공보관을 끝으로 코리안리(당시 대한재보험) 사장으로 변신한 것은 1998년.그때만 해도 코리안리는 말 그대로 '부실덩어리'였다. 1997년에는 보증보험 부문에서 무려 3818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재경부 관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자리를 박 사장이 자원해 맡은 1998년에도 28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박 사장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경영정상화에 전력투구해 그 해 37억원의 흑자를 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던 결과였다.
그에겐 '마법의 리더십'이란 닉네임이 붙었다. 코리안리의 구조조정 성공사례는 대학 MBA(경영학석사) 과정에서 사례연구로 활용되고 있다. 2009 회계연도에도 코리안리는 7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의 성공이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출근 첫 날부터 '낙하산'이라는 비난 공세에 시달렸다. 노조에서도 공무원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삼았다. 하지만 현재 박 사장의 위상은 취임 때와는 180도 달라졌다. 회사 주주들은 물론이고 노조에서도 붙잡는 CEO로 자리잡았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