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韓流' 통했다…일본도 한국 따라하기
지난 2월 러시아 소아과 의사 움리키나 루드밀라(61 · 여)는 유방에서 발견된 혹이 양성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루드밀라는 곧바로 여행가방을 꾸려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러시아에선 모든 의료비를 정부가 지원하지만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한국은 의료 수준은 높으면서도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그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에서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지만 성공적인 수술을 받았다. 3주간 진료비 1500만원을 내고 흐뭇한 마음으로 귀국했다.

중국인 왕루나씨(24 · 여)는 이달 초 자신의 낮은 코와 중국인 특유의 넓은 얼굴을 작고 입체감 있는 '판빙빙'(중국 유명 여배우)과 같은 얼굴로 만들고 싶어 한국에 들어왔다. 중국 내 인터넷 카페와 주변의 입소문을 통해 서울 아이디병원을 시술받을 곳으로 낙점하고서다. 그는 입국 당일 오후 의료진과 상담을 받은 뒤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이마에 보형물을 넣고, 턱끝을 V라인으로 만들고, 코 높이기 및 쌍꺼풀 수술 등을 받으니 2000만원이 넘는 큰 돈이 들었다. 그러나 수술 결과엔 대만족.

중증 질환 치료와 성형시술 등 다방면에서 한국의 '명품'의료 서비스를 받으려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1468곳의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에서 진료나 수술을 받은 외국인 환자는 6만2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2만7480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고 정부의 당초 목표치인 5만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들 의료기관이 신고한 외국인 환자 총 진료수입은 547억원.외국인 환자 한명의 평균 진료비는 94만원으로, 내국인의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1인당 연간 진료비 80만원보다 높았다. 외국인 환자의 진료비는 거의 모두 비급여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짧은 체류기간을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은 금액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특히 외국인 입원환자의 진료비는 국내 입원환자(217만원)의 3배인 656만원에 달했다. 국가별 평균 진료비는 러시아인 환자가 216만원, 몽골인 환자가 202만원으로 높게 나왔고 외래환자 중심의 일본은 63만원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 같은 한국 의료의 선전은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의료관광에 나서고 있는 병원들은 자체 국제수가라는 것을 만들어 내국인 환자 급여진료비의 약 3배 정도를 외국인에게 청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척추수술을 받을 경우 1억1140만원이 들지만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의 경우 1060만원이면 충분해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한국 의료의 독보적 역량을 아직 경쟁국에선 모방하지 못하고 있다. 코 성형 수술의 경우 중국은 우리 의료수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며, 고난도 안면윤곽성형수술은 거의 흉내도 내지 못한다는 게 성형외과 전문의들의 일치된 견해다. 또 성 전환 수술환자를 위한 목소리성형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다. 중국하면 이영애,일본은 배용준,베트남은 김남주로 대표되는 한류 스타의 브랜드파워도 '의료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또다른 동력이다.

'의료 한류'가 뜨자 이웃 일본도 아시아 의료허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외국인 부유층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의료 비자'를 신설키로 했고,최근 한국전담부서를 만든 경제산업성은 30일 과장급 공무원 2명을 한국으로 보내 한국의 의료관광 정책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질병치료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를 위해 장 · 단기 의료 비자를 만들고 의료관광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의 노력을 본뜨겠다는 의도다.

전문가들은 의료허브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국가적 차원의 홍보전략 마련이 절실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한국은 첨단장비 및 최신의술 도입에선 일본보다 역동적이지만 국가 브랜드는 낮고 소프트웨어적 인프라 구축은 엉성하다"며 "면밀한 후속대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일본에 추월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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