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Life] 매달 적자나는 30代 미혼남성…집 2채 있지만 月대출이자 1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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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결핍증' 부터 치료를
양도세 때문에 아파트 못판다면 의미없는 청약저축 해지하고 과도한 연금·보험료 줄여야
눈덩이 마이너스 통장 '제로'로
양도세 때문에 아파트 못판다면 의미없는 청약저축 해지하고 과도한 연금·보험료 줄여야
눈덩이 마이너스 통장 '제로'로
Q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진호다. 미혼이고 씀씀이가 특별히 헤픈 편도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뒤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의 적자도 늘고 있다. 아직 부양가족이 없어 방심한 탓인 것 같다.
A 김진호씨는 몇 년 전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한 재개발 지역에서 '딱지'(재개발 아파트 입주권)를 샀다. 최근 시세를 알아보니 1억8000만원이나 됐다. 4년 전 5000만원도 안되는 돈을 주고 산 걸 감안할 때 김씨로서는 상당한 이득을 봤다. 이 같은 성공 경험이 방심의 원인이었다. 재개발 딱지를 권했던 그 친구로부터 지난해 가을 수도권 지역에 있는 아파트 한 채를 소개받았다. 전과 달리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이 불안정해 망설였지만 친구의 강력한 권유가 있었던 데다,현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매입하는 거라 덜컥 계약을 해버렸다.
◆가랑비에 옷 젖듯 새는 손실이 더 위험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큰 수익을 노렸다가 크게 실패한 사례를 많이 보아왔기에 사람들은 이제 높은 수익률 이라고해서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오랫동안 조금씩 새나가는 돈의 위험성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김씨의 사례가 그랬다.
지난해 아파트를 구입할때 9000만원의 전세 보증금과 대출 1억 5000만원을 끼고 샀다.
약간 모자라는 금액 과세금,중개 수수료조차 회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혼자사는 몸인데다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갈수록 급여 통장의 마이너스 잔고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아파트 값이 제자리 걸음을 하자 마음은 더 불안해졌다.
그러던차에 재무상담을 의뢰하게 됐다.
◆투자 재무제표 만들어 봐야
김씨는 전문가와 함께 난생처음으로 현금 흐름표란 걸 만들어 봤다.
놀랍게도 월 평균 70만원 이상 적자였다.
그러잖아도 급여 통장잔액은 늘 마이너스였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계속 늘어나 최근에는 무려 1500만원까지 불었다.
가장 큰 원인은 대출이자였다.
김씨의 부채는 약관대출, 신용대출, 회사대출, 마이너스 통장과 담보대출 등 다양했다.
아파트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 보증금 9000만원을 뺀 김씨의 부채는 2억 5000만원 가량.
그 중 원금을 갚아 나가는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이자만 무는 상태였다.
월 이자는 174만원, 이자율은 연 8%가 넘었다.
한때 수익률이 20%를 훌쩍 넘었던 시절에야 8% 대출이자도 감당할 만했지만 이젠 다르다.
김씨는 대차대조표도 작성했다.
부동산 두 채덕에 자산은 5억원 가까이 됐다.
부채 역시 3억 4000만원으로 만만치 않았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1억 500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자산 가운데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매우 취약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마이너스 잔액이 계속 늘어가고 있었다.
◆대출 줄여 현금흐름을 제로 수준으로
김씨도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주범은 많은 부채를 지게한 아파트 투자다.
그래도 김씨는 아파트만큼은 팔 수 없다고 했다.
시세가 오르지 않아서가 아니다. 3년 보유할 각오로 이른바‘다운계약서’를 써줬기 때문이다.
덕분에 취득세와 등록세는 덜 냈지만 양도세 부담이 워낙 커 지금 팔 경우 손해가 막심했다.
아파트를 팔아 대출을 줄이는게 불가능 하다면 차선책으로 현금 흐름만이라도 적자를 보지 않도록 해야했다.
김씨의 비소비성 지출을 점검해 봤다.
청약 저축에 월 10만원씩 불입하고 있었다.
주택 두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청약 저축은 큰 의미가 없다. 해약 하기로 했다. 적립식 펀드에도 월 10만원씩 넣고 있었다. 역시 이런 상황에서 투자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환매하기로 했다.
월 보험료도 34만원이나 됐다. 소득의 9.6%나 되는 많은금액으로 미혼인 상태에서 보장 내역이 과도했다. 따라서 보험료도 23만원으로 감액했다. 연금도 월 75만원으로 적지 않았지만 중도해지하면 손실이 워낙커 하나만 해약,70만원으로 줄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금이 1100만원 조금 넘었다. 이 자금은 대출원금을 갚는 데 쓰기로 했다. 그러면 이자가 월 12만원이나 줄어든다. 이런식으로 금융상품을 재조정하자 월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3만원으로 감소했다.
마지막으로 소비성 지출을 줄여야 현금흐름을 제로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김씨가 스스로 대안을 제시했다. 마침 동생에게 지원해 왔던 용돈을 더 이상 줄 필요가 없어져 조금만 씀씀이를 줄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김씨의 현금흐름표는 겨우 마이너스를 면했다.
금리 동향에 따라 언제 다시 마이너스가 될지 모르는 불안한 재무구조다. 무리한 대출을 크게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대출)는 잘만 활용하면 수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다만 투자 후 예상현금흐름을 꼼꼼히 살펴 김씨와 같은 낭패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호기기자 hglee@hankyung.com
A 김진호씨는 몇 년 전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한 재개발 지역에서 '딱지'(재개발 아파트 입주권)를 샀다. 최근 시세를 알아보니 1억8000만원이나 됐다. 4년 전 5000만원도 안되는 돈을 주고 산 걸 감안할 때 김씨로서는 상당한 이득을 봤다. 이 같은 성공 경험이 방심의 원인이었다. 재개발 딱지를 권했던 그 친구로부터 지난해 가을 수도권 지역에 있는 아파트 한 채를 소개받았다. 전과 달리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이 불안정해 망설였지만 친구의 강력한 권유가 있었던 데다,현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매입하는 거라 덜컥 계약을 해버렸다.
◆가랑비에 옷 젖듯 새는 손실이 더 위험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큰 수익을 노렸다가 크게 실패한 사례를 많이 보아왔기에 사람들은 이제 높은 수익률 이라고해서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오랫동안 조금씩 새나가는 돈의 위험성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김씨의 사례가 그랬다.
지난해 아파트를 구입할때 9000만원의 전세 보증금과 대출 1억 5000만원을 끼고 샀다.
약간 모자라는 금액 과세금,중개 수수료조차 회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혼자사는 몸인데다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갈수록 급여 통장의 마이너스 잔고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아파트 값이 제자리 걸음을 하자 마음은 더 불안해졌다.
그러던차에 재무상담을 의뢰하게 됐다.
◆투자 재무제표 만들어 봐야
김씨는 전문가와 함께 난생처음으로 현금 흐름표란 걸 만들어 봤다.
놀랍게도 월 평균 70만원 이상 적자였다.
그러잖아도 급여 통장잔액은 늘 마이너스였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계속 늘어나 최근에는 무려 1500만원까지 불었다.
가장 큰 원인은 대출이자였다.
김씨의 부채는 약관대출, 신용대출, 회사대출, 마이너스 통장과 담보대출 등 다양했다.
아파트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 보증금 9000만원을 뺀 김씨의 부채는 2억 5000만원 가량.
그 중 원금을 갚아 나가는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이자만 무는 상태였다.
월 이자는 174만원, 이자율은 연 8%가 넘었다.
한때 수익률이 20%를 훌쩍 넘었던 시절에야 8% 대출이자도 감당할 만했지만 이젠 다르다.
김씨는 대차대조표도 작성했다.
부동산 두 채덕에 자산은 5억원 가까이 됐다.
부채 역시 3억 4000만원으로 만만치 않았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1억 500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자산 가운데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매우 취약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마이너스 잔액이 계속 늘어가고 있었다.
◆대출 줄여 현금흐름을 제로 수준으로
김씨도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주범은 많은 부채를 지게한 아파트 투자다.
그래도 김씨는 아파트만큼은 팔 수 없다고 했다.
시세가 오르지 않아서가 아니다. 3년 보유할 각오로 이른바‘다운계약서’를 써줬기 때문이다.
덕분에 취득세와 등록세는 덜 냈지만 양도세 부담이 워낙 커 지금 팔 경우 손해가 막심했다.
아파트를 팔아 대출을 줄이는게 불가능 하다면 차선책으로 현금 흐름만이라도 적자를 보지 않도록 해야했다.
김씨의 비소비성 지출을 점검해 봤다.
청약 저축에 월 10만원씩 불입하고 있었다.
주택 두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청약 저축은 큰 의미가 없다. 해약 하기로 했다. 적립식 펀드에도 월 10만원씩 넣고 있었다. 역시 이런 상황에서 투자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환매하기로 했다.
월 보험료도 34만원이나 됐다. 소득의 9.6%나 되는 많은금액으로 미혼인 상태에서 보장 내역이 과도했다. 따라서 보험료도 23만원으로 감액했다. 연금도 월 75만원으로 적지 않았지만 중도해지하면 손실이 워낙커 하나만 해약,70만원으로 줄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금이 1100만원 조금 넘었다. 이 자금은 대출원금을 갚는 데 쓰기로 했다. 그러면 이자가 월 12만원이나 줄어든다. 이런식으로 금융상품을 재조정하자 월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3만원으로 감소했다.
마지막으로 소비성 지출을 줄여야 현금흐름을 제로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김씨가 스스로 대안을 제시했다. 마침 동생에게 지원해 왔던 용돈을 더 이상 줄 필요가 없어져 조금만 씀씀이를 줄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김씨의 현금흐름표는 겨우 마이너스를 면했다.
금리 동향에 따라 언제 다시 마이너스가 될지 모르는 불안한 재무구조다. 무리한 대출을 크게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대출)는 잘만 활용하면 수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다만 투자 후 예상현금흐름을 꼼꼼히 살펴 김씨와 같은 낭패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호기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