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 2010'은 폭스바겐,도요타,GM,현대 · 기아차동차,벤츠,BMW 등 전 세계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이 대거 참가해 제품력을 뽐낸 경연장이었다. 신차와 컨셉트카를 포함해 1000종가량의 차량이 등장했다. 전시 면적도 지난해보다 2만㎡ 늘어난 20만㎡(약 6만500평)로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대거 출품

이번 모터쇼의 주제는 '더 푸른 내일을 위해(For a Greener Tommorrow)'였다. 참가 업체들은 전시회 취지에 맞는 다양한 친환경차를 선보였다. 친환경 차량은 전시용 컨셉트카가 대부분이지만 금명간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차량도 간간이 섞여 있었다.

기아자동차는 친환경차 전용관인 '에코존'을 별도로 마련하고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컨셉트카 '벤가 전기차'를 전시했다. 리튬이온 전지를 장착한 100% 전기차로 최대 토크는 28.6㎏ · m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80㎞를 달릴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40㎞.현대자동차도 디젤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아이플로우'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블루윌'을 전시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혼다의 친환경 차량이 가장 다양했다. 'FCX 클래러티'는 2008년부터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 리스 판매하고 있는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차다. 수소를 동력으로 사용해 배기가스가 전혀 없다.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을 걸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160㎞다. 한 번 연료를 채우면 45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2009년 도쿄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던 컨셉트카 'EV-N'도 전시됐다. 천장에 태양전지가 달려 있는 것이 특징.전기에너지와 태양열 에너지를 함께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그밖에 ℓ당 연비가 30㎞인 하이브리드카 '인사이트',스포츠카 컨셉트의 하이브리드카 'CR-Z' 등이 눈길을 끌었다.

닛산은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내놓았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쓰는 100% 전기차다. 한 번 충전으로 160㎞를 달릴 수 있다. 도요타는 전기차 'FT-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앞세웠다. 두 차량 모두 컨셉트카다.

◆중국 맞춤형 차량 급증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트렌드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신차를 대거 선보였다는 것.중국 토종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가 중국형 베르나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형 베르나는 1.4ℓ와 1.6ℓ 감마엔진이 달려 있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123마력과 15.8㎏ · m다.

중국 대형 세단 고객들이 넓은 실내공간을 중시한다는 점을 감안,차체 길이를 늘린 중국 전용 모델을 들고 나온 업체들도 많았다. BMW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를 기본형보다 14㎝ 더 길게한 뉴 5시리즈를 선보였다. 푸조가 선보인 세단 408도 308의 휠베이스 길이를 늘린 차량으로 꼽힌다. 대형 선루프로 개방감을 살리고 실내와 적재 공간도 넓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폭스바겐이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대형 페이톤 역시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기존 모델보다 뒷좌석 공간을 넉넉하게 만들었다. BYD 등 중국 토종 업체들도 이번 전시회에서 70여종의 신차를 선보이는 등 탄탄한 기술력을 과시했다. 수입차 중심인 중국 내수시장의 구도가 점차 바뀌고 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었다.

베이징=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