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29일 출시한 중형세단 'K5'는 “전세계 시장에서 기아차의 이미지를 바꿀 모델”이라는 회사 측의 설명만큼 다양한 첨단 기술이 녹아 있는 신차다.

K5는 지난 2005년 11월 나온 기아차 '로체'의 후속모델이다. 4년여의 연구개발기간 동안 총 4000억원을 투입한 야심작이다.

현대차의 ‘쌍둥이차’인 신형 쏘나타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지만, 8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온 모델답게 다양한 차별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외관 둘러보니…기아차 패밀리룩의 ‘완성’

외관부터가 유선형의 쏘나타와 크게 다르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CDO)이 이끄는 기아차 디자인팀 특유의 ‘직선의 단순함’을 전면에 내세웠다.

앞모습은 기아차의 패밀리 룩(family look)인 ‘호랑이 코’를 내세워 한 눈에 기아차임을 알 수 있게 했다. 후드에는 입체적인 선을 강조했다.

고휘도(HID) 전조등 주변에는 검은색 테두리를 둘러 세련미를 추구했다. 안개등 위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LED) 방식의 램프를 적용했다.

함께 적용된 스마트 코너링 램프는 운전대의 각도를 바꾸면 자동으로 점등돼 시야를 확보해 주는 기능으로 안전 운전에 도움이 된다.

옆모습은 허리춤을 한껏 올려 잡은 직선이 뒷유리창까지 이어져 일관성을 느끼게 한다. 지붕 부분의 크롬장식과 하늘을 향해 접히는 걸윙 아웃사이드 미러도 특징이다. 18인치급의 알루미늄 휠은 테두리를 따로 구분하지 않아 실제 크기보다 더 커 보이는 효과를 준다.

기아차의 ‘호랑이 코’를 연상케 하는 라인을 그려낸 앞 유리창 윗부분은 기아차 패밀리룩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지붕 위로 연결되는 파노라마 선루프와 함께 개방성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뒷모습은 간결한 LED 후미등과 보조 제동램프, 타원형의 노출형 이중 배기구와 두 가지 색의 범퍼 등으로 장식했다.

차체 크기는 길이 4845mm X 넓이 1835mm X 높이 1455mm, 실내 주거공간을 좌우하는 앞-뒷바퀴간 거리는 2795mm다. 높이는 쏘나타보다 20mm 낮고, 길이는 25mm 더 길다.

◆인체공학적 실내공간 ‘눈길’

K5의 실내공간은 운전자 중심의 설계가 특징이다. 각종 스위치가 달려있는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조장치와 오디오 등이 설치된 중앙부)가 운전자 방향으로 9.6도 기울어져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계기반에는 LCD 액정의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적용했다. 차량의 상태나 주행 정보가 더욱 눈에 잘 들어오는 효과가 있다.

함께 적용된 다양한 실내 사양은 운전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K5에 적용된 ‘바이오케어 온열시트’는 발열기능을 갖춘 원단을 사용해 몸에 닿는 부분에 균일한 열을 발생시킨다. 은(銀)성분을 함유해 항균과 원적외선 방출 효과를 구현했다. 인체의 생체기능 활성화를 도와준다는 설명이다.

국내 최초로 적용한 ‘온열 스티어링휠’도 운전대 내부에 열선이 아닌 전도성 발열물질(도료 타입)을 적용해 운전대를 보다 신속히, 골고루 데워준다. 앞좌석에 적용한 ‘송풍 타입 통풍시트’는 전동식 팬을 사용해 몸이 닫는 부분에 시원한 바람을 내보낸다. 이 밖에 △전동식 허리 받침대 △독립식 자동 에어컨 △뒷좌석 전용 송풍구를 탑재했다.

내부 조명에도 신경을 썼다. 내부 곳곳에 은은한 붉은색 조명을 적용하고, 문아래 발판에도 LED 조명을 달았다. 오디오는 JBL사의 12채널 음향시스템을 탑재했다. 7인치급 화면의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TPEG) 서비스와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오토케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동력·주행성능 ‘독보적’

K5는 △2400cc급 세타 II 가솔린 직분사(GDI) △2000cc급 4기통 세타 II 두 가지 가솔린 엔진과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세타 2.0 LPi 엔진을 장착하고 미션오일 교환이 필요없는 무교환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세타II 2.4 GDI 엔진은 연료를 동력기관에 직접 분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사용했다. 연비와 동력성능은 높이고 배출가스는 낮추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엔진을 탑재한 K5 2.4 GDI는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5.5 kg·m로 동급 최고수준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는 ℓ당 13km를 달성했다.

주력 모델인 2.0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65마력, 최대토크 20.2 kg·m의 동력성능과 13km/ℓ의 연비를 갖췄다. 2.0 LPi 모델은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19.3 kg·m에 연비는 10km/ℓ이다. LPi 엔진을 쓰는 K5 택시모델은 정차 중 시동을 자동으로 껐다 키는 ISG (Idle Stop&Go) 시스템을 장착해 실주행 연비를 개선했다.

승차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면을 읽어내 압력을 조정하는 진폭 감응형 댐퍼(ASD)를 가솔린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이밖에 주행속도에 맞춰 운전대의 조작도를 조정하는 속도 감응형 전동식 운전대(MDPS)을 기본 적용했으며, 정숙성을 확보하기 위해 차체 곳곳에 다양한 흡.차음재를 설치했다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에어백 6개가 '기본'…안전사양 대거 적용

K5는 다양한 안전사양을 적용, 승객와 보행자의 안전성 개선을 도모했다.

차체 곳곳에는 고장력 강판과 보강재를 적용, 충돌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분산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고가 나면 보행자가 부딪히는 후드 부분도 충돌에 따른 보행자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기본 적용된 에어백은 운전석∙동승석과 사이드∙커튼 에어백까지 총 6개다. 기존의 차체자세제어장치(VDC) 기능보다 한 단계 진화한 차체안전성관리(VSM) 기능은 주행 중 이상이 발생하면 운전대 제어에 개입해 조향 안정성을 확보해 준다.

이밖에 △미끄럼을 감지해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VDC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ABS) △언덕길에서 차가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하는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AC) △급제동을 돕는 브레이크 보조시스템(BAS) 등 다양한 안전사양을 추가했다.

◆편의사양 '뭐가 이렇게 많아?'

기아차 한 관계자는 K5를 가리켜 ‘대형세단 K7을 크기만 줄여놓은 차’라고 설명했다. 이 말이 허언(虛言)이 아님을 입증하듯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편의사양을 적용했다.

대표적인 사양으로는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접근하면 조명이 켜지고 접혀있던 외부 미러가 펼쳐지는 웰컴 시스템 △공조장치에서 발생하는 냄새나 세균을 억제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후방주차 보조 시스템 △버튼시동 스마트키 △다양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는 운전대 △냉장고 겸용 콘솔박스 △전자식 룸미러, 자동요금징수시스템, 후방 디스플레이를 통합한 멀티 룸미러 △유아용 고정시트 △고성능 실리카 타이어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빗물감지 와이퍼 △풋 파킹 브레이크 △오르간 타입 가속 페달 △자외선 차단 유리창 등이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