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주가 약세장에서도 동반 상승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은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고, 기아차 현대제철 글로비스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는 중이다.

올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속속 출시되고 있는 '잘 만든' 신차들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정부가 환율하락에 선제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도 현대차그룹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1분 현재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전날보다 2.28%와 2.51% 상승한 13만4500원과 18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현대차는 13만6500원, 현대모비스는 18만6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글로비스(5.15%) 현대제철(1.81%) 기아차(1.70%)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 주가도 비교적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거래량도 폭발적이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기아차 현대차는 이날 LG화학을 제외하고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대금 기준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각각 1000억원 내외의 거래대금을 기록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질주는 당장은 환율 상승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1100원대를 위협받던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1118.7원까지 상승했다. 정부가 최근 환율 하락에 적극 대응할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하락세가 어느정도 진정된 모습이다.

이석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화 절상이 자동차 회사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가동률 증가가 어느정도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그룹내 계열사들이 잇따라 '깜짝실적'을 내놓은 것도 주가 상승에 한 몫 하고 있다. 환율 하락에도 불구, 적절하게 판매관리비를 조절하고 원가를 줄이고 있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자동차주가 증시 주도주의 위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가 실적 개선 속도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며 "추가적인 주가상승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가량인데, 현대차와 기아차 등은 PER이 8배 내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제지원 효과가 끝났는데도 내수 판매가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며 "마진 기여도가 수출보다 더 큰 내수 판매가 긍정적이어서 앞으로의 실적 또한 좋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