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인터넷 · 모바일 강의를 확대하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대학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전문업체들은 e러닝이나 모바일러닝 시스템의 개발 · 운영 · 유지보수를 전담하고,학교와 교수들은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강의에만 주력할 수 있어서다.

학교 측은 전산시스템 구축과 관리에 드는 비용을 절감해 교육에 투자할 수 있다. 교육 관련 업체들은 대학 시스템을 개발 ·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평생교육 등 다른 부문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넓힐 수 있어 '윈-윈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은 비용 절감…업체는 노하우 축적

아주대 한국외국어대 성균관대 등이 운영하고 있는 정규 MBA(경영학석사) 과정의 온라인 강좌는 사이버MBA,크레듀,디지털헤럴드 등 전문업체들이 맡아 관리하고 있다. 학교는 교수진과 강의자료만 제공하고,콘텐츠 제작과 홈페이지 · 서버 운영 등은 이들이 모두 맡고 있다. 아주대 관계자는 "학교가 직접 기술적인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투자 부담이 너무 크다"며 "학교는 교수와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통상 등록금의 일정 비율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장기 외주계약을 맺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학점은행,기업 대상 e러닝 등 다른 사업부문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홍정민 사이버MBA 평생교육사업본부장은 "매출 비중만 놓고 보면 대학 프로그램에서 커다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대학의 학습관리시스템(LMS)과 연동한 플랫폼 개발 경험과 교수 · 대학과의 협업 노하우를 축적해 다른 사업부문에 연계 · 활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캠퍼스-통신사 파트너십 필수

대학가에서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 캠퍼스 구축에는 KT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업체들이 주요 파트너다. 모바일 캠퍼스는 통신비나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체제 없이는 사실상 구축이 불가능하다. '휴대폰 학생증' 등 초보적인 수준의 모바일 서비스는 2000년대 중반 일반화됐지만 최근에는 교육 콘텐츠의 '모바일화'가 화두가 되면서 기술 공조의 폭이 더 넓어졌다.

강의의 95% 이상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제공하는 방송통신대의 경우 KT와 협약을 맺어 월정액 2000원만 내면 추가 데이터요금 없이 무제한 쓸 수 있는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강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계획인 경희사이버대나 캠퍼스 내 유무선 컨버전스(FMC) 망 구축을 추진 중인 울산과학기술대도 KT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하반기 중 스마트폰 강의 서비스를 시작하는 서울디지털대는 SK텔레콤에 모바일 웹페이지와 관련한 기술을 자문하기로 했다. 유선통신사인 SK브로드밴드는 이 학교의 서버가 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나 무선공유기(AP) 등 망 인프라를 관리해주기로 했다.

◆산 · 학 기술협력 활성화 기대

이동통신사에는 최근 이 같은 서비스를 추진하려는 대학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KT 관계자는 "모바일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한 대학들의 업무협력 관련 문의가 최근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에도 일부 대학에서 양해각서 체결 등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이 워낙 적극적인 데다,이통사들도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FMC 망 구축 등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어서 산 · 학 기술협력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원격교육 위주인 방통대와 사이버대,지방 신흥 대학을 중심으로 온라인 · 모바일 강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소재 대학원은 정원을 늘리기 힘들지만 지방대는 정원 증원이 좀 더 자유로운 반면 학생 유치는 상대적으로 어렵다"며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몇몇 대학에서는 온라인 · 모바일을 통한 학위 취득을 확대하려는 복안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