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싸우다 5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고(故) 장영희 서강대 교수의 1주기 유고집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가 출간됐다. 작가가 생전에 사랑했던 영시(英詩)와 직접 쓴 영미문학 에세이 중 미출간된 원고,일간신문에 연재했던 칼럼 등을 한데 모았다. 이해인 수녀와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각각 고인을 회상하며 부친 시와 편지,고인의 어린 시절 사진 등도 함께 실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화두는 역시 삶과 사랑,그리고 희망.고인은 로버트 S 브리지스의 '6월이 오면'에선 인생은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전해준다.

애송시였던 에밀리 E 디킨슨의 '만약 내가(If I can)'라는 시를 통해선 '귀한 생명 받아 태어나서,나는 이렇게 헛되이 살다 갈 것인가'라며 끊임없이 자문한다.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멈추게 할 수 있다면/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시 '만약 내가' 전문)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