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검 영상녹화실서..변호인 "정씨, 피의자 신분도 감수"

'검사 스폰서 의혹'의 진위 파악에 나선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 소속 진상조사단은 29일 전.현직 검사들에 대한 향응.접대 의혹을 폭로한 건설업자 정모(52)씨를 상대로 첫 대면 조사를 벌였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부산고검 11층 영상녹화 조사실에 정씨를 진정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이날 조사에는 정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변호사가 입회했다.

조사단은 정씨를 상대로 진정서를 작성하게 된 배경과 접대장소.시기, 접대를 한 검사명단을 기록한 첨부문건 등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검토를 벌인 뒤 향응과 접대가 이뤄진 사안별로 사실조사를 벌이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단은 특히 정씨가 2002년 이후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은 경우가 5∼7차례 있는 점에 주목, 향응과 접대가 정씨의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접대가 2002∼2004년까지 집중된 뒤 4년여간 공백기를 거쳐 2009년 다시 이뤄진 배경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는 등 정씨와 검사들의 술자리가 단순한 접대인지, 대가성이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은 이름이 거명된 검사만 1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확인할 사안이 워낙 많은데다 사건의 특성상 조사가 진정인인 정씨에 집중될 수밖에 없어 앞으로 정씨를 몇 차례 더 불러 조사를 벌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씨 변호를 맡은 정재성 변호사는 "조사단 측에서 필요하다면 조사를 더 할 수 있을 것이고, 이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며 "정씨도 피의자 신분이 될 것까지도 감수한다고 한 만큼 투명한 조사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ljm70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