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를 기반으로 발행된 부채담보부증권(CDO)이 이미 부실로 드러나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CDO를 우량한 것으로 평가한 신용평가회사들은 수백만달러의 연간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CDO가 발매될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신용 등급을 '트리플 A'로 평가했으나 지금은 거의 가치를 상실했다고 전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투자은행들과 CDO에 대한 평가 계약에서 CDO의 실적이 나쁘더라도 '평가 감독'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의회 조사위원회가 지난 주 2대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푸어스가 CDO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지급하는 투자은행에 의해 과도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힘에 따라 드러났다.

미국 당국은 이 수수료가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정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금융규제 기관은 CDO의 실적과 신용평가사의 수수료를 연계하는 새로운 계약 기준을 제의했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골드만삭스가 CDO를 판매하면서 부당한 내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겨줬다며 이 회사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