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용위기 여파로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값이 크게 출렁이면서 국내 도매가격 변동폭도 커지는 양상이다.

29일 서울 종로 귀금속시장에서 금 3.75g(한돈) 도매가격은 전날보다 1650원 내린 17만1600원(부가가치세 포함) 선에서 거래됐다. 전날 가격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나온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전날 금 3.75g 도매값은 올 들어 하루 상승폭으로는 가장 큰 3850원(2.3%) 오르며 17만3250원을 기록,올 최고점을 찍었다.

이처럼 국내 금값이 극심한 등락을 보인 것은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일부 국가의 신용위기로 인해 국제 금값이 크게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온스당 1104달러이던 런던금시장협회(LBMA) 고시가격은 이달 중순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단기 고점(12일 1158.75달러)을 형성한 뒤 22일엔 1133.75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금값은 유로화 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예상으로 다시 치솟기 시작해 전날엔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과 함께 온스당 1161달러로 올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구두 개입으로 원화 환율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국내 금 도매가격의 등락폭이 커졌다는 게 귀금속업계의 분석이다.

한상은 KGTC(한국 금 트레이딩센터) 트레이더는 "국제 금값은 달러 대체상품으로 인식돼 달러가치가 올라가면 값이 떨어지고 반대로 유로화 가치가 올라가면 함께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최근엔 그리스 위기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값도 올라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국제 금 시세가 크게 올랐음에도 국내 가격이 안정됐던 것은 원화 환율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제 시세 상승분을 상쇄했기 때문인데 환율에 대한 정부 구두개입과 함께 변동폭이 커지면서 국내 금값도 함께 춤을 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지역 신용위기가 장기화돼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 국제 금값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귀금속업계의 시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