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주가 신차 개발과 환율 상승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고 기아차글로비스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올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속속 출시되고 있는 '잘 만든' 신차들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정부가 환율 하락에 선제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도 현대차그룹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9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전날보다 3.04%,3.62% 상승한 13만5500원과 18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현대차는 13만6500원,현대모비스는 18만6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글로비스(8.15%) 현대제철(2.23%) 기아차(1.89%)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주가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대금 기준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 중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기아차 현대차 등 4곳이 현대차그룹주였다.

현대차그룹의 질주는 환율 상승 덕분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달러당 1107원80전까지 떨어지며 1100원 선을 위협했던 원 · 달러 환율은 전일 1118원70전까지 상승했다. 이날은 소폭 내리긴 했지만 정부가 최근 환율 하락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하락세가 어느 정도 진정됐다.

지난 1분기 그룹 내 계열사들이 잇따라 '깜짝 실적'을 내놓은 것도 주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판매관리비를 조절하고 원가를 줄인 결과가 실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자동차주가 증시 주도주의 위치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가 실적 개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가량인데 현대차와 기아차 등은 PER가 8배 내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제지원이 끝났는데도 내수 판매가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며 "마진 기여도가 수출보다 더 큰 내수 판매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앞으로의 실적 또한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재광 한경닷컴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