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차기 유력 원내대표 후보였던 이병석 의원이 29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면서 김무성 의원(사진)이 한나라당 3기 원내대표로 사실상 결정됐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은 이날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김 의원을 한나라당 3기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의원은 사퇴의 변을 통해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수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김 의원께서 중대한 결단을 내려 출마하게 된 부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게 됐다"며 "저는 아름다운 경선보다 아름다운 양보를 택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친이 주류계를 중심으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당내에 급격히 확산되면서 이 의원은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원내대표 취임 이후 최대 현안이 될 세종시 수정안 국회 처리문제에 대해 "개인의 의견을 접고,모든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생각에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간에 서서 의견을 절충하겠다"고 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세종시 문제를 다시 공론화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대야(對野)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 김 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모든 일을 너무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하려고 노력했다"고 반성하고 "정치는 기본적으로 내가 주장한 뜻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고 또 주고 받아야 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단독입후보해 합의추대나 신임투표 형식으로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여전히 김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