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어디…이탈리아·아일랜드 국채값 덩달아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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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도 신용등급 강등…'PIGS' 공포 확산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을 내린 지 하루 만에 다시 스페인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해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PIGS'(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5개국) 국가인 이탈리아와 아일랜드도 이날 국채 가격이 덩달아 폭락하면서 재정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9일 그리스 구제금융의 키를 쥐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그리스에 자금 지원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 메르켈 총리와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간 회동에서 구제금융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은 당분간 '유럽발 경제위기' 변수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스페인까지 신용등급 강등
S&P는 28일(현지시간) 스페인의 장기 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1단계 강등했다. S&P는 "스페인이 장기에 걸쳐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스페인 재정 상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S&P는 이날 2010~2016년 스페인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1.0%에서 0.7%로 하향 조정했다.
스페인 경제는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업률은 올 1분기 20%를 넘어섰다. 올해 많은 유럽 국가들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페인은 아직 바닥을 찍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총부채 규모가 GDP 대비 66%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채권 금리도 비교적 낮은 상태다.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은 이날 "2013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유럽연합(EU) 제한선(GDP 대비 3%) 이내로 줄이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리스 상황이 해결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확산 우려
이날 채권시장에서 아일랜드 국채 금리는 5.28%까지 치솟았다. 불과 이틀 전의 4%대에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4.11%까지 올랐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아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그리스 재정위기로부터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조만간 국제시장에서 55억~80억유로의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인데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의 지난해 재정적자는 GDP 대비 5.3%로 유로존에서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국가채무는 GDP의 115%로 가장 높다. 유니크레디트SPA 채권전략가인 루카 카주라니는 "이탈리아는 빚이 많지만 완만하게 증가해왔고 저축률도 비교적 높다"며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산업경쟁력도 있어 감염 시나리오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반면 아일랜드에 대해서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아일랜드의 채권 수익률은 이날 0.18%포인트나 올라 스페인 포르투갈보다 가격이 더 떨어졌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가 GDP의 14%나 됐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블랙스홈의 알란 매퀴에이드는 "그리스 위기가 빨리 마무리되지 않으면 아일랜드 경제도 휘청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문제 완전 해결은 언제쯤…
트리셰 ECB 총재와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9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났지만 그리스 지원 방안 합의에는 실패했다. 메르켈 총리는 "자금이 지원되기 전에 그리스가 더 많은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리셰 총재는 "독일이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고,칸 총재도 "유럽 국가 간 신뢰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스 지원 규모도 논란이다. 트리셰 총재는 독일 의원들과 만나 "3년간 그리스에 제공해야 할 원조 규모가 당초 예상치보다 두 배 많은 1200억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리스는 5월19일 85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5월10일 열리는 EU 정상회담 때까지 구제금융 방안이 확정돼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리스 정부가 IMF, EU와 벌여온 구제금융 협상이 끝난다해도 PIGS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완전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스페인까지 신용등급 강등
S&P는 28일(현지시간) 스페인의 장기 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1단계 강등했다. S&P는 "스페인이 장기에 걸쳐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스페인 재정 상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S&P는 이날 2010~2016년 스페인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1.0%에서 0.7%로 하향 조정했다.
스페인 경제는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업률은 올 1분기 20%를 넘어섰다. 올해 많은 유럽 국가들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페인은 아직 바닥을 찍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총부채 규모가 GDP 대비 66%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채권 금리도 비교적 낮은 상태다.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은 이날 "2013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유럽연합(EU) 제한선(GDP 대비 3%) 이내로 줄이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리스 상황이 해결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확산 우려
이날 채권시장에서 아일랜드 국채 금리는 5.28%까지 치솟았다. 불과 이틀 전의 4%대에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4.11%까지 올랐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아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그리스 재정위기로부터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조만간 국제시장에서 55억~80억유로의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인데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의 지난해 재정적자는 GDP 대비 5.3%로 유로존에서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국가채무는 GDP의 115%로 가장 높다. 유니크레디트SPA 채권전략가인 루카 카주라니는 "이탈리아는 빚이 많지만 완만하게 증가해왔고 저축률도 비교적 높다"며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산업경쟁력도 있어 감염 시나리오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반면 아일랜드에 대해서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아일랜드의 채권 수익률은 이날 0.18%포인트나 올라 스페인 포르투갈보다 가격이 더 떨어졌다. 아일랜드는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가 GDP의 14%나 됐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블랙스홈의 알란 매퀴에이드는 "그리스 위기가 빨리 마무리되지 않으면 아일랜드 경제도 휘청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문제 완전 해결은 언제쯤…
트리셰 ECB 총재와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9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났지만 그리스 지원 방안 합의에는 실패했다. 메르켈 총리는 "자금이 지원되기 전에 그리스가 더 많은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리셰 총재는 "독일이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고,칸 총재도 "유럽 국가 간 신뢰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스 지원 규모도 논란이다. 트리셰 총재는 독일 의원들과 만나 "3년간 그리스에 제공해야 할 원조 규모가 당초 예상치보다 두 배 많은 1200억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리스는 5월19일 85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5월10일 열리는 EU 정상회담 때까지 구제금융 방안이 확정돼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리스 정부가 IMF, EU와 벌여온 구제금융 협상이 끝난다해도 PIGS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완전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