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투자자들은 보유기간이 평균 2년이 되지 않지만 기대수익률은 연 26%나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마디로 짧은 기간의 투자로 고수익을 원한다는 뜻으로, 펀드는 장기투자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얘기다.

세계적 금융그룹인 JP모간체이스의 자회사 JP모간자산운용이 서울 등 전국 8개 도시 펀드투자자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어제 발표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장기투자란 거의 5년인 평균 59.2개월이라고 밝히면서도 실제론 20개월 만에 펀드를 환매했다. 전체의 15.7%는 최근 1년 사이에 펀드를 정리했다.

특히 수익률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환매했다는 응답이 46.5%나 되는데도 여전히 1년 기대수익률이 평균 26.4%에 달했다. 펀드를 주식처럼 단기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는 셈이다. 3명 가운데 1명이 펀드 투자목적이 노후자금마련이라고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수익률이 나오지 않으면 언제라도 환매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장기투자가 정착하는데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증시에서 펀드투자가 본격화된 지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펀드를 주식투자 대용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전체 펀드 설정액 343조원 가운데 34.1%(117조원)가 주식형으로 채권형(14.8%,51조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더욱이 펀드에 일시에 많은 자금을 넣는 거치식이 49.6%로 적립식(50.4%)과 비슷하다는 것은 '한방'을 겨냥한 투자가 여전하다는 뜻이어서 건전한 투자문화 정립이 시급한 형편이다. 일정액을 정기적으로 불입(拂入)하는 적립식투자는 주식 등의 매입단가를 평준화하는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최근에는 주가가 높을 때를 피해 투자하는 자유적립식도 늘어나는 추세다.

펀드 장기투자를 위해선 정부도 3년 또는 5년 이상 투자자금은 비과세하고 보수 등을 절감할 수 있게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향후 복지예산 등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