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 모범' 원로신학자…시국운동 학생 보호도

박대선 전 연세대 총장이 29일 오후 7시 서울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1916년 4월15일 경북 의성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조부인 박영화 목사는 1919년 3ㆍ1운동 당시 경북 지역의 만세 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가였다.

선친인 박상동 목사는 대구 계성고보 2학년 재학 당시 3ㆍ1 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렀다.

일본 간사이대 영문과와 신학부를 졸업하고 1955년 미국 보스턴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원로 신학자로 명망이 높았고, 1964∼1975년 연세대 총장으로 일했다.

연세대 총장 재임 시절 반(反)독재 시위에 가담했던 학생들을 한 번도 중징계하지 않았고, 저항 운동에 나선 교수의 복직을 반대하던 당시 정부와 심한 불화를 겪기도 했다.

총장직을 퇴임한 이후 청빈한 생활을 고집하다 머물 집이 없어 고(故) 원일한 연세대 재단이사가 사택을 구해준 일화도 유명하다.

감리교 목사로 서울YMCA 이사장과 월드비전 선명회 회장, 대한성서공회 이사장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영기(연세대 명예교수), 태기(모퉁이돌교회 목사), 애나, 성기씨 등 3남1녀가 있다.

고인은 의학교육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연세대 의대에 기증키로 했다.

장례는 연세대 학교장으로 엄수되며 다음달 3일 오전 10시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영결예배가 열린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 특1호실(☎ 02-2227-7550)에 차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