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만으로 수출 500만弗…中企 "비행기 탈 일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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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企 온라인 수출시대
B2B사이트 알리바바닷컴 국내 수출입기업 절반 등록
B2B사이트 알리바바닷컴 국내 수출입기업 절반 등록
제철 · 철강 플랜트업체인 KS인더스트리 오경수 사장은 1998년 회사 설립 후 일본 수출에만 주력해왔다. 오 사장이 일본 기업 출신이어서 인맥을 이용해 영업망을 뚫을 수 있었다. 하지만 3년 전 수출 지역을 다른 국가로 확대하려고 하자 장벽이 나타났다. 당장 어떻게 바이어를 찾아야 할지 막막했던 것.오 사장은 온라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EC21에 등록하고 이듬해에는 알리바바닷컴에 등록해 바이어들과 접촉했다. 이후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로부터 한 달에 10~20여건의 인콰이어리(수출문의)가 이어졌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수출국이 터키와 이집트,리비아 등 10여곳으로 늘어났다. 온라인 담당자는 단 2명.이들이 지난해 올린 수출 실적은 500만달러에 달한다.
◆온라인으로 바뀌는 무역 거래 형태
수출 중소기업들이 온라인으로 몰려들고 있다. 샘플 가방을 들고 바이어를 찾아 해외 시장을 전전하거나 옐로페이퍼(업종별 주소록)를 펼쳐들고 국제전화를 돌리던 상황은 옛말이 됐다.
30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닷컴에 e카탈로그를 등록한 국내 기업은 12만여곳에 달한다. 15개월 전인 2008년 말의 7만5000곳에 비해 60% 급증했다. 한 기업당 2개가량의 아이디를 등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6만여곳의 기업이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해외 바이어와 만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수출입 기업(무역협회 등록 기준) 10만5000곳의 절반이 넘는다. 물론 95%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EC21,트레이드인디아,트레이드키 등 다른 주요 무역사이트에도 한국기업의 진출이 급증하고 있다. EC21에 가입한 한국 기업은 최근 1년 사이 51% 늘어났다.
원단 수출업체인 진우텍스는 지난해 3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영업사원 한 명 없이 안덕준 사장 혼자서 알리바바닷컴과 EC21 등 온라인을 통해 이룬 성과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쏟아지는 인콰이어리를 처리하느라 전시회에 나갈 시간을 쪼개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용 기계식ABS(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 업체인 한국표준기기는 1998년 외환위기 때 제품을 주문한 대기업이 무너지면서 동반 부도를 맞았다. 제품은 처분하지도 못하고 창고에 쌓아두게 됐다. 그 사이 국내 자동차 ABS는 모두 유압식으로 바뀌었다. 10년 동안 1억원이 넘는 창고비를 내며 버티던 김준기 대표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 자사 제품을 등록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여전히 기계식ABS를 쓰고 있는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인콰이어리가 이어졌고 4만여개에 달하던 제품은 지난해에 모두 팔아 추가 생산에 들어가게 됐다.
◆검색광고로 해외 판로 열어
이제 웬만한 수출 중소기업들에 영문 홈페이지나 e카탈로그는 기본이 됐다. 최근에는 검색포털의 해외 검색광고나 UCC,아이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숨은 바이어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검색엔진인 구글을 통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검색광고 금액은 전년 대비 150%가 증가했다.
밸브 업체인 수성밸브의 경우 바이어들이 구글을 통해 밸브(valve) 관련 단어들을 검색하면 수성밸브 홈페이지가 모니터 상단에 뜰 수 있도록 검색광고를 실시했다. 연평균 10만달러 수준이던 해외 매출은 이듬해 70만달러로 치솟았다. 타깃 마케팅은 대륙별,국가별로 구분해 진행할 수 있어 특정 지역 바이어를 찾는 창구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 국내외 호텔예약 사업을 하는 유니컴코리아는 일본 관광객을 겨냥해 일본 지역에 한정한 검색광고를 실시하고,지문인식 솔루션 업체인 슈프리마는 스페인 지역 검색광고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모바일에서도 기회를 찾는다
아이폰 등 모바일을 통한 수출입도 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고진맥스가 대표적 사례다. 주로 자동차,부품 무역 전문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인 오토위니를 통해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바이어와 접촉한다. 내수시장에 집중했던 고진맥스는 어떻게 수출시장을 뚫어야할지 고심하다가 지난달 오토위니에 등록하면서 활로를 찾았다. 등록하자마자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이어졌고 벌써 러시아 업체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수출 중기들이 앞다퉈 온라인으로 몰려들자 무역협회,중소기업진흥공단,KOTRA 등은 각각 트레이드코리아,고비즈코리아,바이코리아 등의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어 홈페이지 구축,전자상거래 등록지원,동영상 제작 등의 지원을 펼치고 있다.
최원호 무역협회 해외마케팅지원본부 실장은 "온라인을 통한 수출 사례가 급증하다 보니 수출 중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해외영업 담당자들 중에는 '비행기 타볼 일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동종업체끼리 인터넷을 통한 정보 교환이 활발해지면서 언어 장벽,수출 사기 우려 등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 점도 중소기업들이 온라인 마케팅을 확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온라인으로 바뀌는 무역 거래 형태
수출 중소기업들이 온라인으로 몰려들고 있다. 샘플 가방을 들고 바이어를 찾아 해외 시장을 전전하거나 옐로페이퍼(업종별 주소록)를 펼쳐들고 국제전화를 돌리던 상황은 옛말이 됐다.
30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닷컴에 e카탈로그를 등록한 국내 기업은 12만여곳에 달한다. 15개월 전인 2008년 말의 7만5000곳에 비해 60% 급증했다. 한 기업당 2개가량의 아이디를 등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6만여곳의 기업이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해외 바이어와 만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수출입 기업(무역협회 등록 기준) 10만5000곳의 절반이 넘는다. 물론 95%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EC21,트레이드인디아,트레이드키 등 다른 주요 무역사이트에도 한국기업의 진출이 급증하고 있다. EC21에 가입한 한국 기업은 최근 1년 사이 51% 늘어났다.
원단 수출업체인 진우텍스는 지난해 3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영업사원 한 명 없이 안덕준 사장 혼자서 알리바바닷컴과 EC21 등 온라인을 통해 이룬 성과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에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쏟아지는 인콰이어리를 처리하느라 전시회에 나갈 시간을 쪼개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용 기계식ABS(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 업체인 한국표준기기는 1998년 외환위기 때 제품을 주문한 대기업이 무너지면서 동반 부도를 맞았다. 제품은 처분하지도 못하고 창고에 쌓아두게 됐다. 그 사이 국내 자동차 ABS는 모두 유압식으로 바뀌었다. 10년 동안 1억원이 넘는 창고비를 내며 버티던 김준기 대표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 자사 제품을 등록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여전히 기계식ABS를 쓰고 있는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인콰이어리가 이어졌고 4만여개에 달하던 제품은 지난해에 모두 팔아 추가 생산에 들어가게 됐다.
◆검색광고로 해외 판로 열어
이제 웬만한 수출 중소기업들에 영문 홈페이지나 e카탈로그는 기본이 됐다. 최근에는 검색포털의 해외 검색광고나 UCC,아이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숨은 바이어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검색엔진인 구글을 통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검색광고 금액은 전년 대비 150%가 증가했다.
밸브 업체인 수성밸브의 경우 바이어들이 구글을 통해 밸브(valve) 관련 단어들을 검색하면 수성밸브 홈페이지가 모니터 상단에 뜰 수 있도록 검색광고를 실시했다. 연평균 10만달러 수준이던 해외 매출은 이듬해 70만달러로 치솟았다. 타깃 마케팅은 대륙별,국가별로 구분해 진행할 수 있어 특정 지역 바이어를 찾는 창구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온라인 국내외 호텔예약 사업을 하는 유니컴코리아는 일본 관광객을 겨냥해 일본 지역에 한정한 검색광고를 실시하고,지문인식 솔루션 업체인 슈프리마는 스페인 지역 검색광고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모바일에서도 기회를 찾는다
아이폰 등 모바일을 통한 수출입도 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고진맥스가 대표적 사례다. 주로 자동차,부품 무역 전문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인 오토위니를 통해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바이어와 접촉한다. 내수시장에 집중했던 고진맥스는 어떻게 수출시장을 뚫어야할지 고심하다가 지난달 오토위니에 등록하면서 활로를 찾았다. 등록하자마자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이어졌고 벌써 러시아 업체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수출 중기들이 앞다퉈 온라인으로 몰려들자 무역협회,중소기업진흥공단,KOTRA 등은 각각 트레이드코리아,고비즈코리아,바이코리아 등의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어 홈페이지 구축,전자상거래 등록지원,동영상 제작 등의 지원을 펼치고 있다.
최원호 무역협회 해외마케팅지원본부 실장은 "온라인을 통한 수출 사례가 급증하다 보니 수출 중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해외영업 담당자들 중에는 '비행기 타볼 일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동종업체끼리 인터넷을 통한 정보 교환이 활발해지면서 언어 장벽,수출 사기 우려 등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든 점도 중소기업들이 온라인 마케팅을 확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