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컨트롤타워를 만들어봤자 '액티브X 이용 의무화' 같은 규제만 늘어날 뿐입니다. "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정보통신부 부활론'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곽 위원장은 30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창립 25주년 기념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 내에 IT 컨트롤타워가 잘할 수 있는 건 규제강화뿐"이라며 "인터넷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브X 사용을 의무화한 것처럼 쓸데 없는 규제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또 "통신사업자와 휴대전화 업체들은 독과점과 수직 계열화된 체제에 안주해 왔다"며 직격탄을 날린 뒤 "정부 또한 애플이 각종 콘텐츠를 결합해 만든 아이폰의 파괴력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이어 "앞으로 정부가 시장을 주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예전처럼 정부가 각종 통신 인프라를 설치하면서 IT 산업을 주도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또 "비슷한 색깔의 양복을 입은 공무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구글 같은 기업 중 어느 쪽이 빠르겠느냐"며 "정부는 컨버전스 시대에 가장 변화가 느린 조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곽 위원장은 이날 정부의 콘텐츠 · 미디어 · 3D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향후 5년간 정부와 민간이 이 분야에 총 200조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좀 더 지원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해 정부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