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가 들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집니다. 고집을 부리거나 남의 얘기를 듣거나. 저는 후자가 되고 싶습니다. "

올해 고희를 맞은 김성순 민주당 의원(송파을)은 그가 소속된 국토해양위원회에서 '저격수'로 통한다. 치밀한 논리와 깊이 있는 분석으로 정부 정책의 허점을 짚어내는 데다 토론에 임할 때도 좀처럼 흥분하는 일 없이 냉정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재선인 김 의원은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경제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국토해양위의 최우수 의원으로 뽑혔다. 그는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정활동에 자신의 연륜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김 의원은 서울시 공무원 출신으로 네 차례 송파구청장,한 차례 중구청장 등을 지낸 행정 경험을 살려 국정감사 때마다 '스타 의원'으로 떠올랐다. 모두 방대한 수집 자료 덕분인데,그는 정부의 정책 보고서를 보면 공개되지 않은 추가 자료가 얼마나 되는지 본능적으로 알 정도란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감 동안 그가 하루에 쏟아낸 보도 자료만 10건 이상이었다.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수자원공사가 맡을 경우 수공의 부채비율이 급증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김 의원은 "4대강사업은 이미 시작한 사업이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감시하는 것이 야당 의원의 몫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책의 합리성을 기준으로 소신을 정하는 김 의원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무상급식 전면 추진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무상급식은 전형적인 정치 포퓰리즘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무상급식보다는 빈곤세대쪽에,더 나아가서 청년실업 해소나 중소기업 육성 등에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질 중심의 정치를 추구하다 보니 힘든 점도 많단다. 김 의원은 "당론에 묻어가면 편히 갈 수 있지만 자신만의 시각과 논리를 만드는 것도 국회의원의 중요한 임무"라며 "결국 공부를 많이 하고 현장을 자주 들르는 것이 정답이라는 생각 때문에 4대강사업 현장도 수없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18대 국회의 전반기 상임위는 5월30일로 끝난다. 김 의원은 "후반기에는 농식품위에 가서 농업물류체계를 바꾸고 고령층이 대부분인 농민들의 생활 기반 향상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