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국내 양대 회사 서울옥션과 K옥션은 그림이나 조각 등 전통적인 미술품에서 벗어나 사진,시계,보석은 물론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의 작품,디자인 가구,조명,웨딩드레스까지 경매에 부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금융 위기 이후 침체된 미술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다양한 테마 경매로 컬렉터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술품 경매 사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아이디어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며 "애호가들의 흥미를 끄는 방향으로 새로운 영역이 설정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녹색 · 브릭스(BRICs)경매 등장=새로운 영역 개척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크리스티 뉴욕.최근 녹색환경 관련 미술품을 모은 '녹색 경매'와 사진 경매로 주목을 받았다. 녹색 경매에서는 데미안 허스트의 신작 '나비'(9만2000달러),'연예인과의 점심식사'등 11점이 팔려 낙찰총액 138만달러를 기록했다. 경매는 오는 6일까지 온라인으로 계속된다.
필립스는 지난달 23일 브라질과 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 작가들의 작품을 경매에 부쳐 635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앞서 소더비는 뉴욕에서 러시아 미술과 터키 미술품 경매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목받는 디자인,혼례와 선비정신 경매=국내에서는 서울옥션이 적극적이다. 서울옥션은 최근 가구,조명,보석 등 디자인 품목을 경매한 데 이어 6일에는 혼례와 선비정신 관련 작품 170여점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또 14일에는 판화 경매,월드비전과 함께하는 아이티 돕기 자선 경매를 실시한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국내외 경매회사의 다양한 경매를 통해 미술 애호가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술시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지인,사진 등 테마 경매를 매년 15회 정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옥션은 젊은층 애호가를 위한 테마 경매에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석과 시계 경매다. 지난해 말 처음으로 보석 · 시계 경매를 시작한 K옥션은 지난 3월 경매 때에도 바셰론 콘스탄틴과 롤렉스,피아제 등 명품 시계 3점과 다이아몬드 브로치 등 보석 7점을 내놓아 모두 판매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