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를 통한 중국의 부상은 비단 밖에서만 실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엑스포는 '더 나은 도시, 더 나은 삶'이라는 주제를 내걸었지만 중국은 곳곳에서 중화제국의 부활(復活)을 적극 알리고 있다. 단적으로 중국이 내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세계를 본다'는 구호는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그들의 자신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상하이엑스포는 중국에서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중국 스스로 그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으로 봐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내수확대 쪽으로 경제정책의 균형을 정립하는 동시에 대만 동남아 등 중화경제권을 급속히 확장하면서 위안화의 영향력도 키우려는 의도가 이번 엑스포를 통해 더욱 추진력을 받을 게 너무나 분명한 까닭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물론 이번 상하이엑스포를 통해 13억 중국 인구에 한국과 한국기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의 변화에 걸맞게 우리도 변화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중국과의 경제협력 틀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는 것을 비롯해 우리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국가이익에 보다 부합하는 일임을 자각(自覺)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