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투자한 보람이 이제야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매출 1800억원에 이어 2013년엔 매출을 1조3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것입니다. "

이상철 미리넷솔라 회장(58)의 별명은 '봉이 김선달'이다. '태양광 발전'이 아직 먼 미래의 일처럼 여겨졌던 2005년,아직 상업성을 입증받지 못한 기술로 돈을 벌겠다는 그에게 지인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봉이 김선달'로 불리기를 6년여.이 회장은 "올해는 미리넷솔라가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시작하는 시기"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가락동 미리넷솔라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로 극심한 침체에 빠져 있던 태양광 시장이 작년 하반기부터 살아나면서 지금은 셀(태양전지)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올해 미리넷솔라가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리넷솔라는 현대중공업,신성홀딩스와 함께 국내의 대표적 태양전지 제조기업이다. 이 회사는 2008년 하반기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한 이래 작년 4분기까지 계속 적자를 내다가 지난 1분기 처음으로 흑자(매출 304억원,영업이익 11억5000만원)를 올렸다.

이 회장은 "5년간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2000억원을 투입한 데 비하면 아직까지 성과는 미미하지만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시점이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턴어라운드'를 자신하는 이유는 기존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비용과 태양광전지를 활용한 발전비용의 차이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현재 국내의 태양광발전 비용은 W(와트)당 560원 정도로 원자력을 이용한 발전비용보다 7~8배 비싸다"며 "하지만 태양광의 발전효율이 급격히 개선되면서 늦어도 2~3년 내에 화석에너지의 발전 단가와 같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미리넷솔라는 지난달 17.2%의 에너지변환효율(태양 빛을 전기로 바꾸는 비율)을 갖춘 태양전지를 양산했다. 향후 20%대에 육박하는 변환효율을 갖춘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그가 '턴어라운드'를 자신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올해 각국의 태양광 증설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독일은 태양광발전 보조금 종료시기를 오는 6월에서 12월로 늦췄고 중국,일본,미국 등의 기업들도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이 회장은 이 같은 '턴어라운드' 추세에 맞춰 올해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우선 100㎿인 생산규모를 연말까지 300㎿로 높인 뒤 2013년 700㎿,2014년 1GW로 높일 계획이다. 1GW는 국내 30만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또 7월께 태양전지의 원료부터 모듈 설치까지 양산하는 '수직계열화'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그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짓고 있는 현지 모듈생산법인인 '뉴솔라'(New Solar) 공장을 7월에 준공해 100㎿가량의 모듈을 연내 생산하고,경기도 파주에 잉곳,웨이퍼를 양산할 '미리넷실리콘'을 완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700억원 정도였던 연 매출을 올해 1800억원으로 늘리고 2013년에는 1조3000억원가량으로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에게 미래 비전을 물었다. "(현 태양광 시장은) 독일 일본 등이 앞서있지만 정부 지원과 기술개발이 뒤따른다면 금방 추월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를 이룰 분야는 단연 태양광이 될 겁니다. "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