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측이 낮은 무상지분율(재건축 조합원이 무상 입주 가능한 면적 비율)을 제시해 '분담금 폭탄'이 예고됐던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의 시공사 선정 총회가 조합원 간 충돌로 무산됐다.

2일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재건축 조건 및 시공사 결정 등을 위해 지난 1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 전체 조합원 2771명 중 800여명만 참석,과반수 이상인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이날 총회에선 시공사 선정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측과 총회를 강행하려는 조합 및 시공사 측이 맞서 몸싸움을 벌였다. 비대위 측 조합원 수백명은 피켓을 흔들고 유인물을 나눠주며 총회에 참석하지 말 것을 독려했고, 조합 측은 차량과 보안요원을 동원해 조합원을 실어 날랐다.

비대위 측 관계자는 "인근 고덕주공6단지는 무상지분율이 최고 174%로 제시됐는데 2단지는 137%에 그쳤다"며 "조합과 시공사를 바꾸고 완전 경쟁입찰로 시공사를 재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상지분율이란 추가 분담금 없이 입주할 수 있는 새 아파트의 면적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무상으로 더 넓은 평형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다른 단지에서 제시된 무상지분율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며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면 전체 일정이 지연돼 큰 손실이 발생한다"고 맞섰다.

조합은 대의원회의를 열어 총회 일정을 다시 잡을 예정이지만 비대위 측은 임시총회 소집을 통해 조합장을 물러나게 한 뒤 자유경쟁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성근/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