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피지수는 유럽발 악재로 고전했지만 5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마감했다. 5월 증시도 내부 모멘텀 부재 속에 해외 변수에 따라 출렁이는 장세가 예상된다. 전주까지 12주 연속 상승에 대한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재정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 국가에 대한 지원 논의가 진행되며 불확실성은 점차 줄어들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특히 사상 최대 공모주인 삼성생명 청약(3~4일),상장(12일)과 이에 따른 '머니 무브'는 당분간 증시의 최대 화두다.

◆삼성생명 상장 후 주가 관심

2일 장외 시세 제공업체인 피스톡에 따르면 지난달 초까지 약세를 보이던 삼성생명의 장외 주가가 상장이 임박하면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9일 11만3000원을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해 전 주말 13만3000원으로 보름 새 17.7% 뛰었다. 외국인과 기관에 이어 개인투자자의 청약열기가 고조되면서 미리 주식을 선점하기 위한 '사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내 금융 대표주라는 명성에 걸맞게 상장 전부터 인기가 치솟아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도 당분간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재가치(EV) 대비 공모가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지만 상장된 생명보험주가 많지 않아 비교 가능한 EV값이 정확하지 않다"며 "사실상 적정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을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생명은 그룹주로서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생보주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룹 내에서 유치 가능한 퇴직연금만도 수조원에 달해 상대적으로 외형을 늘려갈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다른 보험담당 애널리스트도 "공모 이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제한적이어서 상장 초기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반면 상장 초기 상승세를 차익 실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생명과 일본 다이이치생명 등 앞서 상장된 국내외 생보주가 좀처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이란 브랜드 외엔 프리미엄을 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롯데쇼핑에서 경험했듯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며 "12만원 이상에선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5월은 상승 에너지 축적 과정

펀더멘털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1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오자 2분기 전망치도 올라가는 추세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353개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2조8525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 전망치 22조2388억원보다 2.76% 늘어난 규모다.

정보기술(IT) 업종 증가율이 6.39%로 가장 높았고 철강 화학 등 소재(5.72%),자동차를 비롯한 경기소비재(3.48%) 등이 뒤를 이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월에 기간조정을 겪은 만큼 이달 증시는 상승 추세로 복귀하기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5월 코스피지수 목표치는 1820~1830선이다.

다만 13주째 상승 도전은 부담이다. 작년 3월 저점 이후 60주로 기간을 넓히면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약 64%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국내 증시의 60주 기준 평균 상승률은 11.4%다. 기술적으로 과열 상태여서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삼성생명 상장일을 전후해 시장이 출렁일 공산도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삼성생명 상장이 외국인과 기관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유발해 종목 간 손바뀜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시장이 일시적으로 방향성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9일 만기가 도래하는 그리스 채권의 해결 방안 등 남유럽 재정 이슈도 간헐적으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