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회상장을 추진 중인 장외 전기차 업체 CT&T가 코스닥 기업 CMS와의 합병 시 기업 가치를 재산정해 스스로 몸값을 13%가량 낮췄다. 또 지난 3월 우회상장 발표 이전에 발행한 대규모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부에 대해 일정기간 매각을 제한하는 보호예수를 걸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T&T는 합병 관련 외부 평가기관을 일신회계법인에서 한림회계법인으로 변경해 평가의견서를 다시 받고 주당 평가액과 CMS와의 합병 비율을 조정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주당 가치 산출 근거가 빈약한 점과 합병 직후 주식 전환 물량 출회 가능성을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재평가 결과 CT&T의 주당 평가액은 5만928원에서 4만4179원으로 13.2% 낮아졌다. 올해 예상 매출을 종전 1013억원에서 858억원으로,예상 순이익은 71억원에서 38억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하고 자산 가치도 낮췄다. 이에 따라 CMS와의 합병 비율은 1 대 59.70에서 1 대 51.79로 조정돼 합병 신주는 1억5477만주에서 1억3426만주로 줄어들게 된다.

CT&T 측은 "금감원의 정정 명령에 대한 수정 사항을 반영해 외부 평가 자체를 새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진행 중에 가치평가를 다시 받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금감원이 합병 증권신고서를 두 차례나 반려하면서 실적 추정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 함께 CT&T는 우회상장 발표 전인 지난해 발행한 CB · BW에 대해 보호예수를 걸었다. 작년 12월 발행한 CB 200억원 중 114억원을，작년 5월 발행한 BW는 60억원 중 36억원 규모를 각각 합병 이후 1년간 주식으로 바꿔 팔 수 없게 했다. 저가에 발행한 CB · BW 물량이 합병 직후 출회될 경우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CT&T가 스스로 몸값을 낮추고 일부 보호예수를 적용했지만 금감원의 3차 신고서 심사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금감원은 CT&T 측에 △실적 추정 근거 △보호예수 문제와 함께 △지난해 미국 현지법인 매출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출자 △대규모 하이브리드카 개발비 투자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증빙을 요구한 상태기 때문.이에 따라 3일 오전 공시 예정인 CT&T 측의 정정 신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담기느냐에 따라 합병신고서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