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띠제 르노삼성 사장, 4년간 부산 300번 찾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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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3회 부산 찾아 '현장 경영'
"뉴 SM7 자신있다…등급간 차별화 목표"
'경소형차 SM1 안 만드냐' 질문에는…
"부산은 르노삼성자동차의 고향(home town)입니다."
지난 30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식 개막한 부산 국제모터쇼. 행사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 절단식에서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자동차 사장(59)은 국내 완성차업체 최고경영자(CEO)로는 유일하게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CEO는 공식행사 전날 열리는 언론 사전공개행사에만 참가하는 게 관례다. 위르띠제 사장은 이날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를 갖고 자신이 머물러야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연이은 행사에 다소 지친 그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일까. 접견실 탁상 한 켠에는 머핀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부산은 my city"…'현장경영' 원칙
"르노삼성이 부산에 연고를 두고 활동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이날 개막식에서도 허남식 부산시장님,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장님과 여러 NGO(비영리 시민단체) 단체장들을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행사 개막을 알리는 테이프가 잘려나간 직후 정부 주요 관계자들은 르노삼성 부스를 가장 먼저 찾았다. 위르띠제 사장은 이들을 직접 안내하며 출품모델들을 소개했다. 모기업인 르노의 포뮬러 원(F1) 경주차량인 R30을 소개할 때 허 시장은 직접 차에 올라타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이번 부산 모터쇼에 공을 기울인 이유는 무엇일까. 위르띠제 사장은 "르노삼성이 부산 시민들을 존중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라고 답했다. 그는 "부산은 나의 도시(my city)"라며 "부산 시민들에게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고 이번 모터쇼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위르띠제 사장은 "현장 경영을 위해 일주일에 적어도 2~3회 정도는 부산을 찾는다"고 말했다. 본사는 서울에 있지만, 차가 직접 생산되는 현장을 챙기기 위해서다. 그는 부산을 찾을 때마다 공장을 점검하고, 현지 판매망 책임자들을 만나며 바쁜 일정을 보낸다. "늘 현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떤 변화가 있는 지 관찰해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다. 지난 2006년 3월 취임 후 4년여 동안 부산행 비행기에 오른 횟수만도 300번이 넘는다.
◆출고적체 해결책에는 '신중론'
연간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요즘 분주하다. 1시간에 약 60대의 차를 만들어낸다. 가동률은 100%에 육박한다. 신차 뉴SM5와 뉴SM3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GM대우를 제치고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2002년 이후 8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불거진 문제가 수급 불균형이다. 신차 주문은 계속 들어오는데 차량 출고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위르띠제 사장은 이와 관련, "여러 애로사항이 있지만 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는 8월부터 부산공장의 생산라인 확장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추가공장을 세울 계획은 없을까. 위르띠제 사장은 '신중론'을 견지했다. "추가공장 설립과 같은 문제는 장기적인 투자"라며 "10~15년 후를 내다봐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수급 문제 또한 "일시적인 문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 SM7' 자신감 내비춰
르노삼성은 지난해 GM대우를 제치고 국내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대형세단 '뉴 SM7'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계 업계의 중론이다. 르노삼성이 두 번째로 내놓게 될 대형세단으로, 연말 출시 예정인 현대차 ’그랜저 HG', 기아차 ‘K7', GM대우 ’알페온‘과 경쟁을 펼칠 모델이다. 이 차는 어떤 차가 될까.
위르띠제 사장은 새로 선보일 뉴 SM7에 대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아주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매우 흥미롭고 좋은 차"라고 소개했다. 기존 모델보다 더욱 커진 차체에 복합적이면서도 새로운, 모던(Modern)한 디자인이라는 설명이다. 위르띠제 사장은 "이 차를 통해 르노삼성의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며 "구형 SM5-SM7과는 달리 출시차량의 등급 간 차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르노삼성은 이번 모터쇼에서 준중형차 '뉴SM3'의 배기량을 2000cc급으로 올린 '뉴 SM3 2.0'을 공개했다. 엔진 등 동력계통의 다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떨까.
위르띠제 사장은 "정부의 배기가스 배출량 규제로 인해 동력계통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동력계통의 다변화를 통해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기업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엔진을 도입할 계획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한국 시장에 어떤 엔진이 맞는지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소형차 개발 계획은…
위르띠제 사장은 전날 간담회에서도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르노삼성을 포함한 르노그룹 전체가 장기적으로는 경소형차와 친환경차 진출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르노그룹은 ‘클리오’ 등 다양한 경차를 해외시장에서 선보여 호평 받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모기업 차종을 기반으로 개발한 경차를 출시할 경우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관측해 왔다.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위르띠제 사장에게 "SM1(르노삼성 차종이 크기에 따라 3-5-7로 구분되는 데 빗댄 것)을 언제쯤 출시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위르띠제 사장은 고개를 저으며 "모른다.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멈칫, 잠시 발걸음을 멈춘 위르띠제 사장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SM1이라, 그거 별로 좋은 이름은 아니지 않나?"
부산=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뉴 SM7 자신있다…등급간 차별화 목표"
'경소형차 SM1 안 만드냐' 질문에는…
"부산은 르노삼성자동차의 고향(home town)입니다."
지난 30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식 개막한 부산 국제모터쇼. 행사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 절단식에서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자동차 사장(59)은 국내 완성차업체 최고경영자(CEO)로는 유일하게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CEO는 공식행사 전날 열리는 언론 사전공개행사에만 참가하는 게 관례다. 위르띠제 사장은 이날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를 갖고 자신이 머물러야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연이은 행사에 다소 지친 그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일까. 접견실 탁상 한 켠에는 머핀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부산은 my city"…'현장경영' 원칙
"르노삼성이 부산에 연고를 두고 활동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이날 개막식에서도 허남식 부산시장님,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장님과 여러 NGO(비영리 시민단체) 단체장들을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행사 개막을 알리는 테이프가 잘려나간 직후 정부 주요 관계자들은 르노삼성 부스를 가장 먼저 찾았다. 위르띠제 사장은 이들을 직접 안내하며 출품모델들을 소개했다. 모기업인 르노의 포뮬러 원(F1) 경주차량인 R30을 소개할 때 허 시장은 직접 차에 올라타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이번 부산 모터쇼에 공을 기울인 이유는 무엇일까. 위르띠제 사장은 "르노삼성이 부산 시민들을 존중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라고 답했다. 그는 "부산은 나의 도시(my city)"라며 "부산 시민들에게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고 이번 모터쇼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위르띠제 사장은 "현장 경영을 위해 일주일에 적어도 2~3회 정도는 부산을 찾는다"고 말했다. 본사는 서울에 있지만, 차가 직접 생산되는 현장을 챙기기 위해서다. 그는 부산을 찾을 때마다 공장을 점검하고, 현지 판매망 책임자들을 만나며 바쁜 일정을 보낸다. "늘 현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어떤 변화가 있는 지 관찰해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다. 지난 2006년 3월 취임 후 4년여 동안 부산행 비행기에 오른 횟수만도 300번이 넘는다.
◆출고적체 해결책에는 '신중론'
연간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요즘 분주하다. 1시간에 약 60대의 차를 만들어낸다. 가동률은 100%에 육박한다. 신차 뉴SM5와 뉴SM3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GM대우를 제치고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2002년 이후 8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불거진 문제가 수급 불균형이다. 신차 주문은 계속 들어오는데 차량 출고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위르띠제 사장은 이와 관련, "여러 애로사항이 있지만 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는 8월부터 부산공장의 생산라인 확장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추가공장을 세울 계획은 없을까. 위르띠제 사장은 '신중론'을 견지했다. "추가공장 설립과 같은 문제는 장기적인 투자"라며 "10~15년 후를 내다봐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수급 문제 또한 "일시적인 문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 SM7' 자신감 내비춰
르노삼성은 지난해 GM대우를 제치고 국내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대형세단 '뉴 SM7'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계 업계의 중론이다. 르노삼성이 두 번째로 내놓게 될 대형세단으로, 연말 출시 예정인 현대차 ’그랜저 HG', 기아차 ‘K7', GM대우 ’알페온‘과 경쟁을 펼칠 모델이다. 이 차는 어떤 차가 될까.
위르띠제 사장은 새로 선보일 뉴 SM7에 대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아주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매우 흥미롭고 좋은 차"라고 소개했다. 기존 모델보다 더욱 커진 차체에 복합적이면서도 새로운, 모던(Modern)한 디자인이라는 설명이다. 위르띠제 사장은 "이 차를 통해 르노삼성의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며 "구형 SM5-SM7과는 달리 출시차량의 등급 간 차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르노삼성은 이번 모터쇼에서 준중형차 '뉴SM3'의 배기량을 2000cc급으로 올린 '뉴 SM3 2.0'을 공개했다. 엔진 등 동력계통의 다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떨까.
위르띠제 사장은 "정부의 배기가스 배출량 규제로 인해 동력계통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동력계통의 다변화를 통해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기업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엔진을 도입할 계획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한국 시장에 어떤 엔진이 맞는지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소형차 개발 계획은…
위르띠제 사장은 전날 간담회에서도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르노삼성을 포함한 르노그룹 전체가 장기적으로는 경소형차와 친환경차 진출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르노그룹은 ‘클리오’ 등 다양한 경차를 해외시장에서 선보여 호평 받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모기업 차종을 기반으로 개발한 경차를 출시할 경우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관측해 왔다.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위르띠제 사장에게 "SM1(르노삼성 차종이 크기에 따라 3-5-7로 구분되는 데 빗댄 것)을 언제쯤 출시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위르띠제 사장은 고개를 저으며 "모른다.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멈칫, 잠시 발걸음을 멈춘 위르띠제 사장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SM1이라, 그거 별로 좋은 이름은 아니지 않나?"
부산=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