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앤오버리는 올 하반기 중 한국 사무소를 여는 것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한국 기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

영국 5위권 로펌인 앨런앤오버리의 변문삼 변호사(42)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변 변호사는 지난달 18일 주한 영국대사관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영국 5개 로펌과 국내 대기업 및 대형 로펌들의 미팅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이 행사는 올 하반기 한 · 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한국 법률시장이 유럽에 개방될 경우에 대비, 영국 로펌들이 한국의 잠재고객 발굴을 위해 마련됐다.

변 변호사는 "앨런앤오버리는 영국의 다른 어느 로펌보다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PF 분야에서 한국이 글로벌 시장의 메인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그는 "한국전력의 47조원 규모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프로젝트 수주에서 보듯 최근 2~3년 동안 한국기업이 참여한 해외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많이 늘었다"며 "건설사뿐만 아니라 은행들도 점차 투자자로 참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이 10년 내 PF 분야에서 일본 유럽과 맞대응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 변호사는 영국 로펌이 한국 기업들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PF 사업을 하려면 세계 각국의 은행들로부터 투자를 받아야 한다"며 "영국법이 미국법과 함께 사실상 국제거래법이어서 영국 로펌들이 한국 기업과 외국 은행 간 협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변 변호사는 연세대 경영학과(88학번) 출신으로 1999년 영국으로 건너가 현지 변호사 자격증을 딴 후 2003년부터 앨런앤오버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영국 대형 로펌에는 적어도 2~3명의 한국인 변호사가 일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활동이 활발해져 한국인들을 보다 많이 찾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변 변호사는 "영국 로펌에서 근무하고 싶은 법학도라면 일찍 진로를 정할수록 좋고, 영어 실력과 경쟁력이 비례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