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정부는 앞으로 공공택지를 개발할 때 단독주택지구의 일부를 한옥마을 단지로 조성하고 도서관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시설을 한옥으로 시범 건립,올해를 ‘한옥 르네상스’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또 아파트 발코니가 돌출된 부분은 동간거리 규제에서 제외하는 등 보금자리주택의 디자인 다양화와 품격 향상에 힘쓰기로 했다.

대통령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보고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신(新)한옥 플랜과 보금자리주택 품격향상 방안,제1차 건축정책기본계획(2010~2014년) 등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먼저 ‘신한옥 플랜’과 관련,△따뜻하고 저렴한 한옥 건축기술 개발 △한옥 건축비를 2014년까지 현재 대비 최대 40% 절감 △한옥 보존을 위한 한옥등록제 실시 △양호한 한옥을 공익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또 농어촌지역에서 한옥을 보급시키기로 하고 한옥 신축 때 농어촌주택개량자금(5000만원,5년거치 15년 상환,연리 3%,)을 내년부터 지원키로 했다.

보금자리주택의 경우,△서울 강남 세곡지구(3개 임대단지 2900채 대상)에 국내·외 저명 건축가를 대상으로 하는 지명현상설계 공모 실시 △시흥 은계지구에는 장애인·고령자를 위한 사회복지지설 일체형 주동을 건립하고 육아지원을 위한 시설도 들여놓을 예정이다.또 2차 보금자리 지구부터 가변형 평면계획을 위해 내력(耐力) 벽체를 없애고 기둥을 도입한 무량(無梁)복합구조형식을 적용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도로 고속도로 철도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와 학교 청사 등 공공건축물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건축정책기본계획의 실천과제도 설정했다.도로 중간중간에 조망시설,휴식공간,문화공간 등을 설치하는 경관도로 조성 기본계획을 올해말까지 수립키로 했다.현재 국토해양부는 국도77호선 태안,19호선 남해,45호선 남양주 등 3개소,31.5㎞ 구간에서 경관도로 조성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속도로에선 휴게소 디자인과 차로 가운데 설치된 광고판 등 디자인도 개선한다.항만에선 등대의 야간경과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방파제 등 항만시설도 보기 좋은 경관으로 바꾸기로 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1단계로 추진 중인 국가 상징거리를 본따 각 지역의 대표거리도 조성된다.도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대도시에도 정체성을 살린 브랜드 거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5개년 중기계획인 건축정책기본계획은 새로운 법규를 만들어 민간이 의무 시행토록 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문화운동과 연구·개발지원을 통해 공공이 선도하면 민간이 따라오는 식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국격향상과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적 의제를 구현하기 위해 건축정책의 실천방안을 처음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