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김정일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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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천안함 사건 사면초가
북한의 對中의존 심화 경계해야
북한의 對中의존 심화 경계해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년4개월 만에 중국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수십 시간을 열차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김 위원장의 마음은 어떠할까?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이 아닐까?
중국 측 일정으로 미뤄지고,애초 가겠다는 시기를 훨씬 넘겼기에 방중 열의가 식어졌을 법도 한데, 만 이틀을 달려 그래도 베이징을 꼭 가야만 한다면 무엇인가 꼭 얻어내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겠는가? 다름 아닌 상황 반전이다. 화폐개혁 이후 북한 내부 경제는 별 나아진 것이 없다. 아니 더 어렵게 되었다. 모자라는 식량도 문제지만 인민들의 생필품이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되는 상황이다. 이를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또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어야'하는 시간은 자꾸 다가오는데 후계구도도 아직 안정되어 있지 않다. 그나마 건강할 때, 하나라도 더 챙겨서 북 · 중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아마 다른 데 있을지도 모른다. '천안함' 침몰로 가뜩이나 우호적이지 않은 한반도 정세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천안함' 사건 전에는 방중이 그렇게 수세적이지 않았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관련국들이 종용하는 형세였다. 2008년 12월을 끝으로 열리지 않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중국이 강하게 촉구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북한은 미국의 대북한 적대관계 청산이 6자회담 복귀의 전제라는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정황이다. 무엇보다도 '천안함' 이후 북한을 보는 중국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천안함'의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6자회담의 개최가 어렵다는 데 동의하고 있는 중국의 시선을 누그러뜨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전형적인 외교전의 일환이다.
남북관계도 문제다. 남한이 이전보다 자신을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을 재개해 경제적 실리를 얻으려는 속내도 끝내 수용되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6자회담의 의장국인 중국이 중재를 해서 핵문제는 국제 차원에서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남북관계도 개선시킬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중국으로서도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오는 김 위원장의 뜻을 십분 수용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의 정세를 자기중심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남북간의 대결국면을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북한의 긍정적 의도로 희석시키면서 그런 중국의 노력을 내심 북 · 중 경제협력을 통한 자국의 이익에 연계시킬 요량일 것이다.
김 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방문하는 것도 라진항 1호 부두의 사용권을 획득한 중국 창리그룹의 본사가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창리그룹의 대북한 투자를 독려하는 모습을 내보이는 것이 중국 정부의 관심과 배려를 유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조선과 항만개발에 유달리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항구도시 다롄을 들여다보는 것이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무엇을 알 수 있나. 무엇보다 북 · 중 상호 정치 · 경제적 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지치고 힘든 북한 경제와 대외 관계에 일단은 큰 위안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친밀도는 바로 국제정치적인 관계에도 파급효과를 나타내 북한 핵문제와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중국 중심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그만큼 위급하면서도 다목적이다.
김영윤 < 통일硏 선임연구위원 >
중국 측 일정으로 미뤄지고,애초 가겠다는 시기를 훨씬 넘겼기에 방중 열의가 식어졌을 법도 한데, 만 이틀을 달려 그래도 베이징을 꼭 가야만 한다면 무엇인가 꼭 얻어내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겠는가? 다름 아닌 상황 반전이다. 화폐개혁 이후 북한 내부 경제는 별 나아진 것이 없다. 아니 더 어렵게 되었다. 모자라는 식량도 문제지만 인민들의 생필품이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되는 상황이다. 이를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또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어야'하는 시간은 자꾸 다가오는데 후계구도도 아직 안정되어 있지 않다. 그나마 건강할 때, 하나라도 더 챙겨서 북 · 중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아마 다른 데 있을지도 모른다. '천안함' 침몰로 가뜩이나 우호적이지 않은 한반도 정세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천안함' 사건 전에는 방중이 그렇게 수세적이지 않았다.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관련국들이 종용하는 형세였다. 2008년 12월을 끝으로 열리지 않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중국이 강하게 촉구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북한은 미국의 대북한 적대관계 청산이 6자회담 복귀의 전제라는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정황이다. 무엇보다도 '천안함' 이후 북한을 보는 중국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천안함'의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6자회담의 개최가 어렵다는 데 동의하고 있는 중국의 시선을 누그러뜨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전형적인 외교전의 일환이다.
남북관계도 문제다. 남한이 이전보다 자신을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을 재개해 경제적 실리를 얻으려는 속내도 끝내 수용되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6자회담의 의장국인 중국이 중재를 해서 핵문제는 국제 차원에서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남북관계도 개선시킬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중국으로서도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오는 김 위원장의 뜻을 십분 수용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의 정세를 자기중심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남북간의 대결국면을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북한의 긍정적 의도로 희석시키면서 그런 중국의 노력을 내심 북 · 중 경제협력을 통한 자국의 이익에 연계시킬 요량일 것이다.
김 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방문하는 것도 라진항 1호 부두의 사용권을 획득한 중국 창리그룹의 본사가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창리그룹의 대북한 투자를 독려하는 모습을 내보이는 것이 중국 정부의 관심과 배려를 유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조선과 항만개발에 유달리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항구도시 다롄을 들여다보는 것이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무엇을 알 수 있나. 무엇보다 북 · 중 상호 정치 · 경제적 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지치고 힘든 북한 경제와 대외 관계에 일단은 큰 위안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친밀도는 바로 국제정치적인 관계에도 파급효과를 나타내 북한 핵문제와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중국 중심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그만큼 위급하면서도 다목적이다.
김영윤 < 통일硏 선임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