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인수 · 합병(M&A)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내 1위 온라인게임 업체인 넥슨이 게임개발사 엔도어즈를 인수한 데 이어 중견 게임개발사인 게임하이도 조만간 매각될 예정이다. 알짜 게임을 만든 개발사를 사들여 덩치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M&A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넥슨은 3일 최대주주인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지분을 포함한 엔도어즈 지분 67%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엔도어즈는 '아틀란티카','군주' 등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만든 게임개발사.지난해 403억원의 매출과 15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의 72%가 해외에서 나온다. 서민 넥슨 사장은 "우수한 개발력뿐만 아니라 국내 및 해외 서비스 역량도 갖춘 엔도어즈 인수가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의 덩치불리기는 해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8년 3850억원을 주고 인수한 네오플이 만든 온라인게임 '던전 앤 파이터'가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치는 등 넥슨은 M&A를 통해 지난해 국내 1위 게임업체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넥슨이 자체 개발한 신작게임 중에서 흥행작이 나오지 않자 올초부터 국내 개발사 인수를 적극 추진해 왔다.

국내 1위 총싸움게임 '서든어택'을 만든 게임하이도 매각을 앞두고 있다. 창투사인 스틱IT벤처투자,CJ인터넷 등이 게임하이 인수를 추진 중이다. 터키 등 해외서 인기가 많은 온라인게임 '실크로드 온라인' 개발사인 조이맥스도 M&A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NHN의 자회사인 웹젠은 최근 계열 개발사인 NHN게임즈를 합병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말 총싸움게임 '포인트블랭크' 개발사인 제페토의 지분 30%를 사들였고 CJ인터넷은 지난 2월 '알투비트 온라인'을 개발한 씨드나인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일본 게임시장 진출을 위해 YNK재팬을 인수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