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름띠 대서양 위협…유가 100弗 넘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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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관광ㆍ어업 마비…유출 임시차단 6~8일 걸려
오바마 "BP가 책임져라"
오바마 "BP가 책임져라"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양의 원유가 계속 새나가고 있는 가운데 기름이 조류를 타고 동쪽 플로리다주 남단을 거쳐 대서양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상 최악의 환경 '대재앙'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미국 정부가 당분간 원유 시추를 금지한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도 들썩이고 있다.
◆대서양으로 확산되나… 대재앙 우려
3일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루이지애나와 플로리다,앨라배마,미시시피주 등 4개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유출된 기름이 멕시코만 조류를 타고 대서양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사고 지역의 원유 유출량을 하루 5000배럴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위성사진과 다른 관측 수단을 종합해볼 때 하루 2만~2만5000배럴 정도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미 정부의 추정치보다 최대 5배나 많은 양이다.
켄 살라자르 미 내무부 장관은 전날 CNN에 출연해 "최악의 경우 하루 1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궁극적인 해결책은 감압유정을 파서 원유 유출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90일 정도가 걸릴 수 있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긴급대책으로 6~8일 이내에 반원형 돔을 원유가 유출되는 유정 구멍 위에 씌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일 사고 발생 지역을 둘러본 뒤 "이번 원유 유출이 사상 유례 없는 환경 · 경제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정부는 이 위기를 끝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고 발생) 첫날부터 우리는 최선을 기대하는 가운데 최악을 준비하고 계획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늑장 대응 논란으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줬던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앙의 재연이 될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BP에 이번 유출의 책임이 있다"면서 "BP가 (피해보상 및 방제) 비용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P는 "모든 필요한 방제비용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석유회사 BP는 미 해양굴착업체 트랜스오션으로부터 이번 폭발 사고가 난 석유시추시설 '딥 워터 호라이즌'을 임차,사용해왔다.
◆남부연안 조업 전면 금지
이번 사고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 미시시피 삼각주부터 플로리다 펜서콜라 일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연안지역에서 조업이 10일간 전면 금지됐다. 어업뿐 아니라 관광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BP의 경우 30억달러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그러나 유출량이 계속 늘어날 경우 손실액은 더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원유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 등의 영향으로 조만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국제유가가 1년째 배럴당 70~8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지만,멕시코만 원유 유출 악재에다 헤지펀드와 투자은행들의 투기적 수요가 몰릴 경우 올 여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원유(WTI) 6월물은 지난 주말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15% 상승한 배럴당 86.15달러에 거래되며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한국이 주로 도입하는 두바이유는 연중 최고치인 배럴당 85.78달러까지 치솟았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