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왜 마이바흐를 선택했을까?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독일 다임러의 최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 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마이바흐 1대를 비롯한 고급세단 10여대, 미니버스와 경호차량 등 40여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1차 목적지인 다롄(大連)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이 중 최고급차인 마이바흐를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바흐는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국내 기준으로 6억~8억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고급차 수요가 크게 늘어난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 내에서만 200여대가 판매됐다. 중국 내에는 상하이와 베이징 2개 도시에 판매점을 두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 차를 타고 이동한 거리는 300km 안팎, 소요시간은 3시간 40분 정도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때 이처럼 먼 거리를 승용차로 이동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다리를 저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외신 보도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건강이상설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육로를 통해 가장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차로 마이바흐를 낙점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차는 중국 정부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바흐는 1941년 생산이 중단됐다가 메르세데스-벤츠를 보유한 독일 다임러 그룹이 2002년 부활시켰다.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손꼽힌다. 국내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등이 타는 차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이 이용한 차량의 정확한 모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부호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이바흐 62S’로 추정되고 있다. 수입차가 유독 비싼 중국에서의 판매가격은 900만위안(약 15억원) 안팎. 김 위원장이 탑승한 차가 요인 보호를 위한 방탄장비와 각종 편의시설을 추가한 사양이라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 차는 6000cc급 12기통 병렬식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612마력을 발휘한다. 2780kg의 육중한 무게지만 높은 배기량에 힘입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초에 불과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275km. 차체 크기는 길이 6165mm, 너비 1980mm, 높이 1573mm이며 실내 거주공간을 좌우하는 앞-뒷바퀴 간 길이도 3827mm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큰 4인승 승용차 중 하나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