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 '사기성 백신 주의보'

# 회사원 김 모씨(32)는 근무 중 받은 메일함을 살펴보다 'CNN 긴급뉴스'라는 제목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메일을 여는 순간, 백신 프로그램이 갑자기 자동 설치를 시작했다.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 사이, 이 '백신 프로그램'은 김 씨의 컴퓨터에서 50여개의 악성코드가 발견되었으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천원의 요금을 납부하라는 메시지를 내보냈다. 덜컥 겁이 난 김 씨는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를 잃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휴대폰 소액결제로 요금을 납부했다.

IT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는 4일 유명인이나 사회적 이슈를 내세워 클릭을 유도한 후 자동 설치되는 '가짜 백신'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CNN, ABC 뉴스, 김연아 선수 동영상 등의 메일 제목이나 검색결과로 사용자의 관심을 끌어 '사기성 백신'을 설치하고 요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이 같은 사례는 지난해 총 286건 보고됐다. 올 들어 4월까지는 71건이 발견됐다. 유명인사를 가장한 메일은 주로 '캐머런 디아즈,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누드 동영상' 등과 같이 선정적인 제목이었다. 국내 인물 중에는 김연아 선수 동영상을 위장한 사례가 지난 2월 24일 동계 올림픽 이후 꾸준히 발견됐다.

조시행 안철수연구소 보안대응센터(ASEC) 상무는 "가짜백신은 그럴 듯한 이름으로 사용자를 유혹한다"며 "사기성 백신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을 치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