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영업하는 증권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맞물려 국내증시 역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전체 62개 증권사의 2009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2조9760억원으로 전년 2조202억원 대비 9559억원(47.3%)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8.8%로, 직전 회계연도 6.6% 보다 2.2%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감소하면서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해 수탁수수료가 9059억원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영업 활성화로 채권보유 규모가 확대되면서 이자수입에서 지급이자를 뺀 금융수지도 5126억원 증가했고, 주가 상승으로 자기매매수지도 4128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내국인 주식거래가 외국인보다 활발해지면서 42개 국내 증권사의 순이익이 2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4% 증가한 반면 20개 외국사(외국계 현지법인 7개사, 외국사 국내지점 13개사)는 4000억원으로 오히려 38.7% 감소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회사별 순이익에서는 대우증권(3159억원)과 하나대투증권(2518억원) 삼성증권(2503억원) 한국투자증권(2319억원) 현대증권(1814억원) 등이 상위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바로투자(-10억원)와 한맥투자증권(-20억원) 애플투자증권(-35억원) KTB투자증권(-332억원) KB투자증권(-428억원)은 적자를 면치 못했고, 외국사 중에서는 ING증권(-22억원)과 BNP파리바(-59억원) RBS아시아(-120억원)가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말 기준 전체 증권회사 평균 엉업용순자본비율은 576.3%로 직전회계연도 대비 53.0%포인트 떨어졌다.

금감원 측은 "2008회계연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증권사가 리스크를 거의 부담하지 않는 위탁매매업에 치중한 반면 지난해에는 시장 활성화에 맞춰 영업을 확대해 총위험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면서 "다만 그 수준은 안정적인 상황이고 적기시정조치 대상인 NCR 150% 미만 증권사도 없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