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꿈꾸는 이 모양(13)에게 김연아 선수는 우상이다. 김연아 관련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다시 본다. 구글 검색을 이용해 김연아 선수 동영상을 검색하니 1만1600개의 결과가 나왔다. 그 가운데 하나를 클릭한 순간, 백신 프로그램이 알림 없이 자동 설치를 시작했다.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 사이, 이 '백신 프로그램'은 이 양의 컴퓨터에서 50여개의 악성코드가 발견되었으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천원의 요금을 납부하라는 메시지를 내보냈다. 덜컥 겁이 난 이 양은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를 잃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모님의 휴대전화로 '소액결제'를 했다.
IT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는 4일 유명인이나 사회적 이슈를 내세워 클릭을 유도한 후 자동 설치되는 '가짜 백신'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CNN, ABC 뉴스, 김연아 선수 동영상 등의 메일 제목이나 검색결과로 사용자의 관심을 끌어 '사기성 백신'을 설치하고 요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이 같은 사례는 지난해 총 286건 보고됐다. 올 들어 4월까지는 71건이 발견됐다.
유명인사를 가장한 메일은 주로 '캐머런 디아즈,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누드 동영상' 등과 같이 선정적인 제목이었다. 국내 인물 중에는 김연아 선수 동영상을 위장한 사례가 지난 2월 24일 동계 올림픽 이후 꾸준히 발견됐다.
연구소 측은 "세계적인 유명세 때문에 김연아 선수의 가짜 백신이 등장한 것"이라며 "사기성 백신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을 치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