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1분기 실적이 경기 회복세를 타고 크게 호전됐다. 롯데쇼핑,호남석유화학 등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제과 · 삼강 · 칠성음료 등 '식품 3총사'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양호한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롯데그룹이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민간 소비 증가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올 1분기 총매출(판매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3조2901억원,영업이익은 28.6% 늘어난 293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부문별 매출액은 백화점이 11.6%,대형 마트가 12.4%,슈퍼마켓이 40.3%씩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백화점(15.1%)에 비해 대형 마트(68.5%)와 슈퍼마켓(42.4%)의 영업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기존 점포 성장률은 백화점이 6.7%,할인점이 3.4%,슈퍼마켓이 0.9%를 기록했다.

이처럼 롯데쇼핑의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한 요인은 경기 회복에 따른 백화점의 의류 판매 증가와 대형 마트의 수익성 개선,슈퍼마켓 부문의 꾸준한 출점 지속 등이다. 백화점은 이익률이 높은 여성 패션을 비롯해 식품과 가전 · 가정용품,잡화,홈패션 등 모든 상품군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고 대형 마트는 내부 효율 개선 활동과 자체상표(PB) 상품의 매출 호조로 괄목할 만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또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준비하며 한국기업회계기준(K-GAPP)상 회계 추정 사항인 감가상각 내용 연수를 30년에서 45년으로 변경한 점도 영업이익이 약 230억원 증가하는 요인이 됐다. 김우경 롯데쇼핑 IR팀장은 "향후에도 소비심리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경제 성장이 이어진다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호남석유화학도 1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6.2% 늘어난 1조8034억원,영업이익은 60.4% 급증한 2463억원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훨씬 상회했다. 이는 중국 동남아 등 신흥국가에서 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지만 신 · 증설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석유화학부문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으로 중국 시장에서 화학 제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경기 회복기에 대비한 중국 내 투기수요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 수출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 두샨지PC 등 경쟁사의 공장은 지난해 12월 화재 발생으로 가동을 멈췄고,중동에서는 이상기후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호남석유화학 등 국내 업체들이 뚜렷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