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봄…'트랜스포머 패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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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ㆍ여름같은 변덕 날씨에 '딱'
더우면 반팔 쌀쌀할땐 긴팔 변신 셔츠…후드 탈부착형 점퍼ㆍ재킷 등 큰 인기
날씨 맞춰 1주일만에 제품 기획·생산
더우면 반팔 쌀쌀할땐 긴팔 변신 셔츠…후드 탈부착형 점퍼ㆍ재킷 등 큰 인기
날씨 맞춰 1주일만에 제품 기획·생산
'소매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재킷이나 블라우스,조끼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점퍼….'
따뜻한 봄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패션업계에선 날씨 변화에 따라 형태를 달리해 입을 수 있는 '트랜스포머'형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겨울 같은 봄과 여름 같은 봄이 이어지는 데다 하루에도 기온차가 커짐에 따라 전통적인 의미의 봄옷은 사라지고 '겨울성 봄옷'이나 '여름성 봄옷' 등 오랜 기간 입을 수 있는 옷들이 간절기 패션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패션업체들도 이상기온에 따른 날씨변화에 발맞춰 재빠르게 상품을 기획해 생산하는 추세다.
◆'트랜스포머' 아이템이 패션매출 효자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의 지난달 의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캐주얼부문이 강세를 보여 롯데백화점의 영캐주얼은 12.4%,신세계의 여성캐주얼은 15.5% 늘어났다. 100년 만에 나타난 겨울 같은 봄 날씨로 봄옷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성적이다.
패션 매출을 주도한 아이템은 날씨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안감 탈부착 점퍼나 후드(모자) 탈부착 재킷,소매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재킷이나 셔츠 · 블라우스 등 '트랜스포머'형이다. 여성캐주얼인 '보니알렉스'의 점퍼와 '탑걸'의 재킷,'올리브핫스텁'의 레이온셔츠 등이 대표적이다. 소매에 달려 있는 스트랩(끈)이나 단추를 통해 옷의 팔길이를 조절할 수 있어 더울 때는 걷어서 칠부 또는 반팔로 연출하고,쌀쌀할 때는 풀어서 긴팔로도 입을 수 있다.
보통 해당 시즌의 신상품 판매율이 50%를 넘으면 인기 상품으로 꼽히는데 이들 상품의 판매율은 70~80%에 달한다. 롯데의 경우 보니알렉스 점퍼는 매장별로 한두 개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승주 롯데백화점 영패션팀 바이어는 "쌀쌀한 날씨가 지속된 지난달 말까지는 겨울과 봄을 한꺼번에 커버할 수 있는 점퍼 · 재킷류가 인기였는데 갑자기 더워진 이달 들어서는 리넨 등 얇은 소재의 재킷과 블라우스,조끼형 원피스 등 '여름성 트랜스포머'형 봄옷들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체,'반응생산'으로 날씨에 대응
패션업체들은 최근 3~4년간 이상기후를 겪으면서 날씨 변화나 소비자들의 반응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의 생산비중을 늘려왔다.
1년 전에 미리 제품을 기획,생산하고 계절별로 제품을 출시하던 과거와 달리 그때그때의 기후와 소비자 수요에 따라 기획부터 생산까지 1~2주 내에 이뤄지는 '반응생산'(QR · 퀵 리스펀스)이나 SPA(제조 · 직매형 의류) 구조를 갖춘 것이다. 올봄 유례없이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패션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체질개선 작업을 꾸준히 해온 결과다.
패션업체들은 올봄에도 '긴 겨울'에서 '더운 여름'으로 빠르게 넘어갈 것으로 예측,간절기 패션의 대표 아이템인 트렌치코트 생산량은 줄이는 대신 '트랜스포머'형 제품 비중을 늘렸다. 잠깐 입는 봄옷이 아니라 날씨에 맞춰 오랜 기간 입을 수 있는 옷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LG패션 관계자는 "봄 · 여름 상품인 여성복 '모그'의 재킷형 블라우스나 셔츠형 블라우스 비중을 전년 대비 30%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봄에는 얇은 티셔츠 위에 겉옷으로 입고,여름에는 블라우스로 하나만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제일모직 여성복 '구호'도 QR 덕을 톡톡히 봤다. 김지현 구호 상품기획자는 "봄코트의 판매는 통상 2~3월에 집중되는데 올해는 4월까지 쌀쌀한 봄날씨가 이어져 QR를 통해 봄코트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더니 지난달 판매가 전년 대비 100% 늘어났다"며 "매일 품목별 판매흐름을 분석해 QR 비중을 두 배로 늘려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송태형 기자 saramin@hankyung.com
따뜻한 봄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패션업계에선 날씨 변화에 따라 형태를 달리해 입을 수 있는 '트랜스포머'형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겨울 같은 봄과 여름 같은 봄이 이어지는 데다 하루에도 기온차가 커짐에 따라 전통적인 의미의 봄옷은 사라지고 '겨울성 봄옷'이나 '여름성 봄옷' 등 오랜 기간 입을 수 있는 옷들이 간절기 패션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패션업체들도 이상기온에 따른 날씨변화에 발맞춰 재빠르게 상품을 기획해 생산하는 추세다.
◆'트랜스포머' 아이템이 패션매출 효자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의 지난달 의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캐주얼부문이 강세를 보여 롯데백화점의 영캐주얼은 12.4%,신세계의 여성캐주얼은 15.5% 늘어났다. 100년 만에 나타난 겨울 같은 봄 날씨로 봄옷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성적이다.
패션 매출을 주도한 아이템은 날씨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안감 탈부착 점퍼나 후드(모자) 탈부착 재킷,소매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재킷이나 셔츠 · 블라우스 등 '트랜스포머'형이다. 여성캐주얼인 '보니알렉스'의 점퍼와 '탑걸'의 재킷,'올리브핫스텁'의 레이온셔츠 등이 대표적이다. 소매에 달려 있는 스트랩(끈)이나 단추를 통해 옷의 팔길이를 조절할 수 있어 더울 때는 걷어서 칠부 또는 반팔로 연출하고,쌀쌀할 때는 풀어서 긴팔로도 입을 수 있다.
보통 해당 시즌의 신상품 판매율이 50%를 넘으면 인기 상품으로 꼽히는데 이들 상품의 판매율은 70~80%에 달한다. 롯데의 경우 보니알렉스 점퍼는 매장별로 한두 개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승주 롯데백화점 영패션팀 바이어는 "쌀쌀한 날씨가 지속된 지난달 말까지는 겨울과 봄을 한꺼번에 커버할 수 있는 점퍼 · 재킷류가 인기였는데 갑자기 더워진 이달 들어서는 리넨 등 얇은 소재의 재킷과 블라우스,조끼형 원피스 등 '여름성 트랜스포머'형 봄옷들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체,'반응생산'으로 날씨에 대응
패션업체들은 최근 3~4년간 이상기후를 겪으면서 날씨 변화나 소비자들의 반응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의 생산비중을 늘려왔다.
1년 전에 미리 제품을 기획,생산하고 계절별로 제품을 출시하던 과거와 달리 그때그때의 기후와 소비자 수요에 따라 기획부터 생산까지 1~2주 내에 이뤄지는 '반응생산'(QR · 퀵 리스펀스)이나 SPA(제조 · 직매형 의류) 구조를 갖춘 것이다. 올봄 유례없이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패션업체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체질개선 작업을 꾸준히 해온 결과다.
패션업체들은 올봄에도 '긴 겨울'에서 '더운 여름'으로 빠르게 넘어갈 것으로 예측,간절기 패션의 대표 아이템인 트렌치코트 생산량은 줄이는 대신 '트랜스포머'형 제품 비중을 늘렸다. 잠깐 입는 봄옷이 아니라 날씨에 맞춰 오랜 기간 입을 수 있는 옷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LG패션 관계자는 "봄 · 여름 상품인 여성복 '모그'의 재킷형 블라우스나 셔츠형 블라우스 비중을 전년 대비 30%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봄에는 얇은 티셔츠 위에 겉옷으로 입고,여름에는 블라우스로 하나만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제일모직 여성복 '구호'도 QR 덕을 톡톡히 봤다. 김지현 구호 상품기획자는 "봄코트의 판매는 통상 2~3월에 집중되는데 올해는 4월까지 쌀쌀한 봄날씨가 이어져 QR를 통해 봄코트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더니 지난달 판매가 전년 대비 100% 늘어났다"며 "매일 품목별 판매흐름을 분석해 QR 비중을 두 배로 늘려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송태형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