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청약 전쟁'] 갈곳 없는 부동자금 600조…단기투자 시장서 '맴맴'
요즘 자산가들은 고민이 많다. 여유자금은 넉넉하지만 마땅히 투자할 만한 곳은 눈에 띄지 않아서다. 단기 금융상품을 떠돌아다니는 부동자금은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부동산이나 증시로의 본격적인 유입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부동화 현상이 좀체 해소되지 않고 고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단기 부동자금은 5개월째 600조원대에서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현금통화와 수시입출금식 예금,6개월 미만 정기예금,MMF(머니마켓펀드),CMA(종합자산관리계좌) 등을 포함한 단기자금은 지난 2월 말 기준 614조원을 기록했다. 단기자금은 작년 10월 6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관투자가와 개인이 단기 운용처로 흔히 이용하는 MMF 잔액은 지난해 말 77조원대에서 올해 1월 말 68조원대로 잠시 주춤했지만 4월 말 80조6211억원을 기록 중이다. 투자자들이 삼성생명 청약자금을 준비하느라 최근 일주일 새 4조5000억원가량 줄었음에도 여전히 80조원대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CMA 잔액도 작년 말 38조원대에서 지난달 말 41조원대로 불어났다.

반면 금리하락으로 매력이 떨어진 은행권 예금은 지난 3월 16조2000억원이나 줄었다. 3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 금리는 연 3.27%로 전월보다 0.33%포인트 급락했다.

채권시장도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엔 역부족이다.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채권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