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진 한국기업] 현대중공업, 비조선사업부 선전…올해들어 수주 실적도 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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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답게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1분기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5조30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지만,영업이익은 8809억원으로 86.4%,순이익도 9262억원으로 85.8% 급증했다. 조선 · 해양사업부의 매출이 2조6000억원으로 26% 줄었지만 플랜트를 비롯한 비조선사업부 매출이 2조7000억원으로 36.2% 성장하며 균형을 맞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전 세계 선박 발주가 급감하며 조선사업부가 일시적으로 부진한 상태지만 비조선사업부의 선전으로 이를 극복한 것이다.
수주 실적도 눈부시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조선해양 부문 수주 금액은 누계 4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에만 초대형유조선(VLCC) 3척을 비롯해 LPG선,벌크선,자동차 운반선 등 총 23척,13억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지난 2월 원통형 FPSO(부유식 원유저장생산설비)와 미얀마 가스전 등 해양플랜트 26억달러를 포함해 4월 말까지 조선해양 부문에서 총 43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2억2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0배나 늘어난 것이다.
최근 상선 수주가 크게 증가한 것은 발틱운임지수(BDI),컨테이너용선지수 등 각종 해운 운임이 안정적인 상승 추세에 있는 데다 신조선가도 저점을 찍었다는 시장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BDI 지수는 2009년 1분기 평균 1500선에서 올해 1분기에는 평균 3000선으로 급상승했으며,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이 발표하는 신조선가지수도 지난 3월에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선박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지난해 상선 수주가 전무했던 것에 비하면 4월 선박 수주 증가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내부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경쟁사와 차별화를 추진하고,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21조5500억원으로 잡았다. 수주는 177억달러를 목표로 삼았다. 시설 및 기술개발 투자액으로는 7188억원을 제시했다. 특히 올해 악화된 조선시황을 극복하고 종합 중공업업체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기 위해 플랜트 등 비조선 분야에 더욱 집중키로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