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에 2010년은 '부활의 해'로 기록될 만하다. 대한항공이 역대 1분기 중 가장 좋은 실적을 올린 데 이어 한진해운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육 · 해 · 공을 총망라한 종합 물류 기업 한진그룹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고 있는 것.작년 실적이 워낙 바닥이었기에 성장폭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 1분기에 매출 2조5990억원,영업이익 2202억원을 벌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4.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금껏 최대치를 기록한 2007년 1514억원보다 무려 45.4%나 많았다. 지난해 금융 위기로 억눌려 있던 국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글로벌 항공 화물 1위업체답게 대한항공의 화물 실적도 예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지난 1분기 화물 수송량이 전년 대비 21.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관건은 이 같은 성장세가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한항공 측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장기 투자에 돌입했다. 올해부터 차세대 신형 항공기를 대거 도입해 기단 경쟁력을 높이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B777-300ER,A330-200 등 차세대 항공기를 총 7대 도입할 계획이며,내년에는 '하늘의 특급호텔'로 불리는 A380과 '드림라이너'인 B787을 각각 10대씩 도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부터 2016년까지 총 57대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으로,항공기 운영 대수는 총 180대로 확대된다.

육상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한진은 컨테이너 시장 경기가 회복되면서 지난 1분기 실적이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택배시장도 전년에 이어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사상 최대의 1분기 실적이 예상된다.

장래 사업성과 관련해선 지난달 개장한 부산신항의 항만 하역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부산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 환승 물류를 포함해 일감이 많아지면서 올해 ㈜한진의 또 다른 캐시카우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적자에 시달렸던 한진해운의 부활은 그룹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작년 4분기부터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미주 구간의 운송료 인상으로 올 1분기엔 적자폭을 상당히 줄였을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한진해운은 터미널 운영사업,3자 물류사업,수리조선소 사업 등 3개 부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선소는 중국의 순화해운과 합작으로 저장성 취산도에 연면적 55만㎡,도크 3기 규모로 짓고 있다. 상하이에 인접해 있어 빠르게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게 한진해운의 기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