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과 삼성카드를 비롯한 카드사들이 출혈 경쟁을 벌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협은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이용금액의 5%를 적립해 주는 '채움모든(Modern)5카드'를 4일 내놨다. 휘발유 평균 가격이 1ℓ에 1737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립액이 ℓ당 87원에 달한다. 이 카드는 ℓ당 적립액이 유가에 연동돼 기름값이 상승하면 적립액도 늘어난다.

이에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 3월 ℓ당 최대 100원 할인해 주는 '삼성 카앤모아 카드'를 내놨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주유 카드의 ℓ당 할인액은 60원,적립액은 80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혜택을 제공해 왔다. 농협과 삼성카드가 이 선을 넘어서면서 카드사들의 출혈경쟁이 다시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2003년 신용카드 부실 사태 이후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과당 경쟁을 계속하자 2007년 금융감독원은 비용이 수익을 초과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지도했다. 업계에서는 주유 할인액 마지노선을 ℓ당 60원(적립액은 80원)으로 설정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