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그리스 재정위기 전염' 우려와 '중국발 긴축' 가능성으로 크게 휘청거렸다.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증시가 급락했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달러 가치는 급등했다.

5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전날 유럽과 미국 증시가 급락한 여파로 줄줄이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2.1% 떨어졌고 대만 가권지수도 2.95% 하락했다. 인도네시아 3.81%,말레이시아 0.54%,싱가포르는 1.41% 내렸다. 그리스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 데다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상키로 한 중국이 정책금리마저 올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초반 2% 빠졌다가 0.77% 상승 마감하는 등 크게 출렁거렸다. 이어 유럽증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이어 이날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경고하면서 1~3% 하락세로 출발했다.

스페인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설이 불거진 데 이어 남유럽 주요국들이 신용등급 하락의 소용돌이에 빠져들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또다시 충격을 가하고 있다. 마이크 존스 뱅크오브뉴질랜드(BNZ)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재정위기가 전염될 것이란 우려가 위험회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헤르만 판 롬파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으로 인해 시장이 완전히 비이성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그리스 재정위기는 그리스에 국한된 것이며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어린이날 휴무로 증시와 외환시장이 문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 · 달러 1개월물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기록한 현물환 종가(1115원50전)보다 무려 15원50전 올랐다. 유로화는 이날 1.280달러까지 밀려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30달러 선이 무너졌다.

오광진/김동욱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