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위기의 확산으로 해외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증시도 1~2주 정도는 지수가 급등락하는 조정 국면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기업실적 호전을 배경으로 지난 2월 초부터 12주 연속 상승한 시점이란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회복 중인 상황이라 증시 조정폭이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 우세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5일 유럽발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한 데다 이의 충격을 흡수해야 할 중국 등 아시아 경제의 탄력도 둔화되고 있어 글로벌 증시는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했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 온 남유럽 국가들의 문제가 불거지는 과정이라 일정한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가가 석 달 가까이 쉼 없이 오른 데다 중국 경기가 작년 11월 정점을 지나는 등 경기순환적인 측면에서도 조정이 나타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학주 우리자산운용 본부장도 "남유럽 국가들의 위기 재발로 인해 돈을 찍어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에 대한 회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어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작년 봄부터 14개월째 지속돼 온 지수의 반등 추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유럽 위기가 심화되더라도 아시아와 미국 중심으로 진행 중인 글로벌 경기 회복 추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란 진단이다.

박 대표는 "더블 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 가능성이 완화됐고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이기 때문에 조정의 폭과 기간이 깊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어닝시즌이 끝나면 조정을 받는 게 일반적"이라며 "예금 금리가 연 3% 초반에 머물고 있는 데다 아직 연기금이 자금을 집행하지 못하는 등 대기자금이 풍부해 1650선 아래서는 대규모 매수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도 "지금까지처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어떤 식으로든 위기를 무마하는 방안이 동원될 것"이라며 "긴 조정이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진행 중인 경기 회복의 취약성이 또 한번 드러난 만큼 언제든지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