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내가 근심에 빠져있을 때)~."

지난달 28일 오전 7시 서울 태평로에 있는 프라자호텔 22층에 비틀스의 명곡 'Let it be'가 잔잔히 울려퍼졌다.

한화그룹의 최고경영자(CEO) 포럼에 강사로 초청된 옛 다섯손가락 멤버 이두헌씨가 직접 기타를 치며 부른 노래였다. 40여명의 한화 계열사 사장단과 그룹본부 팀장들은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거나 박수로 보조를 맞추며 예상하지 못했던 아침 공연을 감상했다.

이날 CEO 포럼의 주제는 '팝음악에 담긴 리더십'.경제금융 정책동향 및 신경영기법 등 딱딱한 이슈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포럼 주제와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소프트(soft)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던 김승연 회장의 주문에 따라 격월로 진행되는 포럼의 방식과 주제에 처음으로 변화를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두헌씨는 이날 포럼에서 비틀스가 무명에서 벗어나 전설적인 팝그룹으로 성장한 과정을 소개하며 기업이 성장 및 위기관리 전략 수립시 배워야 할 점을 설명했다. 이씨는 비틀스 특유의 멤버간 즉흥연주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명곡으로 탄생한 사례를 들며 기업들도 신규 사업전략을 짤 때 △머뭇거리지 않는 자신감 △해당 분야의 최고 실력 △하모니(사업부간 조화)를 이루는 능력 △다음 구절(미래)을 예측하는 능력 △연주(사업) 자체에 몰입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일형 한화 홍보담당 부사장은 "참석자들이 포럼이 끝난 후에도 강연 내용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는 등 반응이 좋았다"며 "앞으로도 포럼 주제를 최대한 다가가기 쉬우면서도 인사이트가 있는 것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