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박사를 중심으로 한 국내 연구진이 신경전달물질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처음으로 규명해 사이언스지에 게재했다.

KAIST 물리학과의 윤태영 교수 · 이한기 박사,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현창봉 교수 등은 7일 생체막 단백질 '시냅토태그민 1'이 신경세포 간 신경전달물질이 오고가는 것을 제어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생체막 단백질은 세포 내 물질 수송에 필수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세포의 수문장'이라고도 불린다.

연구진은 신경세포 내 적정 농도의 칼슘 이온이 유입되면 시냅토태그민 1이 신경전달물질을 빠르게 분출하지만 적정 이상의 칼슘 이온이 유입되면 오히려 그 기능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신경전달물질은 풍선과 같이 생긴 '신경소포체' 안에 들어 있다가 생체막과 융합하면서 방출되는데,이 과정에서 시냅토태그민 1과 '스네어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 생체막 단백질이 협동해 전달물질을 분출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스네어단백질에 비해 시냅토태그민 1은 관찰이 어려워 기능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칼슘이온이 많아지면 시냅토태그민 1이 신경소포체 쪽으로 쏠리면서 기능을 못하게 되고 신경전달물질 방출이 안 되는 과정을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5월7일자에 게재됐다. 윤태영 교수는 "지난 10년간 학계가 밝혀내지 못한 시냅토태그민 1의 기능을 명쾌히 밝혀냈다"며 "암 당뇨 비만 등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차세대 신약의 표적 단백질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