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어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주조,금형,용접,열처리,표면처리 등 산업의 가장 기초적인 공정에 해당하는 '뿌리산업'의 구조 고도화,인력 공급 등 경쟁력 강화전략을 내놨다. 이 분야는 그동안 더럽고(Dirty),어려우며(Difficult),위험한(Dangerous),이른바 3D산업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하지만 여기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제조업은 물론 신성장동력,첨단기술산업까지도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때늦은 감이 있다.

일본 독일 등이 제조업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은 이들 분야의 경쟁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주력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도 뿌리산업에 힘입은 바 크다. 단적으로 자동차산업의 경우 차량 1대 생산시 뿌리산업의 관련비중이 부품 수 기준으로 90%,무게 기준으로 86%에 달하는 상황이고 보면 그 중요성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앞으로다. 뿌리산업의 이런 역할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사양산업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고,그 때문에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의 기능공들로 충당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렇게 안이하게 생각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일본의 제조업이 흔들리는 것도 인력의 위기 때문이고,도요타의 리콜 사태도 결코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지금부터라도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우리도 그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정부 대책 가운데 최우선적인 일은 우수한 기술 및 기능인력들이 뿌리산업으로 몰려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 뿌리산업 인력공급과 관련해 이 분야의 마이스터고 학생을 현재 600명(8개교) 수준에서 2012년까지 1000명 수준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지만 그것이 실제 뿌리산업 진출로 이어지려면 이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성공모델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 분야 종사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자긍심(自矜心)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정부는 특히 역점을 두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