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 우리 · 신한 · 하나 등 4대 은행 지주회사들이 해외 사업 비중을 2015년까지 15~20%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글로벌화를 서두르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교민을 상대로 한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인 대상 영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분명히 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해외 영업을 지속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삼겠다는 판단에서다.

◆우리 · 신한 신규 지역 적극 진출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캐나다 일본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올해는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일본 현지법인인 SBJ는 3000억엔(약 3조6000억원)의 예금을 유치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12월 설립된 신한베트남은행은 조만간 충전식 선불카드 사업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현대차 공장이 있는 인도 첸나이에 지점 설립을,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브라질 상파울루에 현지법인 설립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첸나이와 상파울루 사업이 완료되면 호주와 캐나다에 현지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또 이미 현지법인이 설립돼 있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선 일본 미즈호그룹을 벤치마킹해 현지 기업에 대한 영업 비중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본 미즈호그룹의 경우 기업금융에서 현지 기업과 일본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반반이다. 반면 우리금융은 현지 기업 대상 영업이 미미하다.

◆KB · 하나는 기존 지역 영업망 확대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은 이미 진출한 지역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중국 쑤저우지점 개설,베트남 호찌민사무소의 지점 전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중국 지린은행에 3억16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8.44%를 확보하는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내년엔 지린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중국 투자은행(IB) 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PT뱅크하나의 성공적 현지화를 위해 현지 중견 은행을 추가로 인수 · 합병(M&A)할 계획이다.

◆현지화 전략이 화두

은행들은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대부분 현지 교민이나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었다. 최근엔 현지인을 지점장으로 고용하는 등 현지인 대상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M&A를 통해 현지화를 달성한다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KB금융은 현지 인력을 KB본사에서 교육시켜 현지화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 이미 현지 5개국에서 16명의 우수 인력을 채용해 KB금융 본사에서 교육시켰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인력을 본사에서 교육시켜 올해 현지에 배치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중국법인은 지난해 12월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중국인 개인 대상 인민폐 소매영업 승인을 최종 취득했다. 이에 따라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뱅킹과 직불카드를 도입하고 투자상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